Page 18 - PHOTODOT 2017년 5월호 VOL.42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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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s: Untitled #S10, 2016

                                                                     2003년 여름, Almog이 가장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이스라엘 하이파에 위
                         텐진 팔모(Tenzin Palmo)의 전기는 서양인 여성으로서 최초로      치한 ‘맨발의 카르멜회’ 수녀원이다. 1892년 네 명의 프랑스인 수녀들에 의
                  티베트 승려가 된 한 여승의 용기 있는 선택과 봉헌된 삶을 그린 책으로 작          해 세워진 이 수녀원은 끝없이 펼쳐진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마주한 카르멜
                  가에게 강렬한 울림을 주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산 정상 위에 전통적 고딕양식으로 지어졌고 12개국의 서로 다른 국적을 가
                  것을 뒤로하고 깨달음의 여정을 걷기 위해 선택한 수도자의 삶을 담은 이 책          진 수녀 스물한 명이 함께 살고 있는 곳이다. 수녀원 방문에 앞서 작가는 작
                  의 내용은 작가로 하여금 여성 수도자들에 대한 더 큰 호기심과 깊은 관심을          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구상이 세워지지 않은 채 수녀들과 마주했다.
                  갖게 했다. 속세의 삶을 포기하고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신에게 봉헌하는 여          그러나 곧, 흑백의 수도복 속에 얼굴과 손을 제외한 온 몸을 감추고 텅 빈 담
                  성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 이 여성들을 수도자의 삶으로 이끄는 소명이 무엇          벼락 앞에 선 수녀의 모습을 처음 마주한 순간, 장면이 드러내는 강렬한 대
                  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작가는 불교의 여승들처럼 속세를 떠나 신과의 밀접            비에서 작가는 드라마틱한 감동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감동은 작업에 대한
                  한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가톨릭 여성 수도자들이 사는 곳을 찾아 문을 두드          강한 열망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그들과 함께 봉쇄 수도생활을 경험하며 그
                  렸다.                                                들의 공간 속 세상을 관통하여 바라보는 도전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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