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월간사진 2017년 12월호 Monthly Photography Dec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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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063)7. 비비안 사센(4p)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11-22 오전 4:55 페이지 060
Acne Studios ⓒ Viviane Sassen
이여운’s Choice 비비안 사센
초현실적 미니멀리즘
뉴욕에서 길을 걷다 공사현장 가림막에서 마주한 ‘Acne Studios’ 포스터
는 패션화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대미술 작품처럼 보였다. 초록과 노랑
의 컬러 블록 배경과 대비되는, 온몸을 흰색으로 칠한 모델의 검은 머리카
락과 붉은 입술이 상상력을 자극했고, 폭발하는 감정과 에너지를 표현하
기에 충분했다. 비비안 사센은 장식미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패션화보를
오히려 단순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연출하여 특유의 감각적인 이미지들
을 보여준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옷보다는 이미지 제작에 흥미를 느
껴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난 20여 년 동안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신비로움을 제시하는 그녀의
작업은 초현실적이며, 동시에 미니멀리즘적이다. 불필요한 요소들을 최
소화하여 간결한 실루엣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색을 사용함으로써 대상의
본질만을 표현하는 작업은 사진이라기보다는 회화 혹은 콜라주 방식을
닮아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 대림문화재단 큐레이터 이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