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EAM 201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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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간증2
하늘 소풍가는 날까지
공베드로 이선아 선교사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는 늘 산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그 리웠다 그리운 산이 부른다고 고국을 불쑥불쑥 오지 못하지만 기회가 되면 굽이굽이 오르내리는 산자락에서 산을 마냥 보고 싶었다 요즘자주늦은오후에아내와함께 독산자락길을따라뒷산둘레길을오 른다 짙푸른 여름이 가득했던 산 짧아 아쉽고 아쉬웠던 너무 아름다운 가을 산 이제 벌거벗어 투명하게 들여다 보 여주고 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겨울산 이산들이들려주는정다운산속의얘 기 기 향기 나는 바람소리 온갖 새소리 또이름모를풀꽃들의향기를맡으며 그 그 아름다움에 감격하여 올랐다 그리 고 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이산오름의압권은또다른데있다 산자락입구를지나담벼락을따라걸
려있는 시들의 향연 그리고 길을 따라 시 푯말이 고즈넉하게 서있다 한 걸음 내 딛고 김소월을 만나고 두 세 발자국 을 지나 피천득 조지훈 이태백 남이 이규보 한하운을 만난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순정감이 가득하던 학창시절 그렇게 좋아했던 윤동주의 서시의 푯말 앞에 서서 말없이 읽어간다 “죽는 날까 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 를 잎새에 이는 바람소리에도 나는 괴 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 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내게 다 다 시인생사명선언서같은시상으로다 가온다 아니 “십자가전달자의 길을 걷 는 이의 노래다 ”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그리고 작은 갈래 길에서 천상병의 “귀천” 을 만난다 오래 서있는다 예수마을 교회가 세워지고 처음으로 교회장으로 치룬 바랑 아버지의 장례가 떠오른다 병원에서 시신을 교회로 옮기 고 3일 장례를 슬프지만 기쁨으로 치렀 던 기억 바랑 아버지는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 님을 더 깊이 알아갔다 꼭두새벽에 얼 음을 떼어다가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선교지 이야기
MISSION STORY
귀천 28 EAST ASIA’S MILLIONS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천상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