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자치분권_본문_조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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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지역정치야말로 민주주의 꽃으로부터 키운 열매를 소중히 나누는 행

                                                                                                               위이다. 주권자로서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향유하는 행위다. 그러나 정

                                                                                                               작 사회, 경제적 약자는 그 권리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주권자가 누
                                                                                                               려야 하는 공공적 혜택과 이익, 그것이 민주주의의 열매다. 생활정치,

                        어느덧 정치에 뛰어든 지 10여 년이 되어간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                                                지역정치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행위이다. 특히, 소시민과 사
                      다는 시간이니 그간의 수많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회적 약자에게는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불나방 같은 권력의 속성 때문이었을까, 멀쩡한 회사를 관두고 정치                                                     결혼식이 아름다웠다고 결혼생활이 아름다울 수는 없다. 결혼식은

                      에 입문한다 했을 때 그 누구도 필자의 선택을 달갑게 보지 않았다. 가                                                  하루 이벤트이지만 결혼생활은 지속되는 현실이다. 생활정치, 지방정
                      까운 사람일수록 더했다. 아내는 눈물로써 새로운 선택을 돌려달라 부                                                    치가 그런 것이다. 발로 뛰고 소매를 걷어붙이지 않으면 사소한 그 무

                      탁했다. 이렇다 할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도, 엘리트 정치인 코스를 밟                                                  엇도 바꿀 수 없다. 선거유세장에서의 구호와 미사여구로 절대 만들어
                      은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이름 석 자를 날리며 멋지게 국회로 입성하                                                   지지 않는 것이 바로 지역정치, 현장정치다.

                      는 중앙정치도 아니었다. 그런 반응은 당연했을 수 있다.

                                                                                                                 최근 ‘자치분권’이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만큼 시민사회와 정
                        필자의 출발은 정치의 제일선이자,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 지방정치                                                  치 권력에서의 ‘나눔’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필자

                      였다. 집 앞 쓰레기를 잘 치워줘야 하고 출근길 버스노선을 불편하지 않                                                  는 집필을 하면서 스스로 그간의 지방·생활정치 경험을 반추하며, 얼

                      게 고쳐주고, 시민들이 잠을 잘 잘 수 있게 소음공해를 줄여주는 그런                                                   마만큼 그 열매를 키우고 나누었는가를 돌이켜보고 그를 통해 앞으로
                      작은 정치였다. 그러나 필자는 스스로의 선택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 필                                                  어떠한 비전을 키울 것인가에 대한 성찰의 시간도 가졌다.

                      자의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시민들의 웃음과 감동을 보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정치신인이나 지방정치에 관심이 있는 시민에게 도움을 줄

                        흔히들 우리는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선거는 민주주의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실제 지역정치인의 사례를 통
                      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그 자체가 민주주의, 즉 국민의 주권을 실                                                  해 ‘자치분권의 필요성’ 정도를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필자가 정치

                      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꽃은 어떠한 열매를 맺어왔을                                                    에 입문하던 시절에는 ‘현실정치’, ‘지방정치’ 등에 관한 마땅한 지침서
                      까? 아직 우리는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내왔다. 정치권에                                                   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도 그 열매를 어떻게 키우고 나눌 것인가에는 관심이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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