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0 - 죽산조봉암기록

■ 11월 11일, 배임 횡령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났다.

조봉암 씨 등 무죄, 검사는 즉시 불복 공소

(『경향신문』, 1949년 11월 12일 2면)

업무 횡령 배임 등의 죄목으로 기소되었던 전 농림장관 조봉암 씨는 무

죄판결이 되었다. 조 씨와 전 농림부 비서실장 권서윤, 식량공사 이사장
조규설, 귀속농지관리국장 김형규 등 피고에 대한 공판은 11일 오후 10

시 20분 대법정에서 한격만 판사 주심 이주신 검사 입회로 개정되어 형

사소송법 362조에 의하여 피고 4인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판에 있

어 한 재판장은 “본 사건은 모두가 도덕상으로 책임을 져야겠지만 법적

으로 볼 때는 전혀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 특히 피고 조봉암에 대해서
는 그 당시에는 군정에서 이관받아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때였다. 더구나

확정적인 예산이 서 있지 않았고 또 오십 평생을 일인(日人)과 투쟁하여

많은 고생을 한 사실을 묵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공판이 끝난 후 담

당 이주신 검사는 피고 모두에게 불복 상고하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몇 가지는 수긍할 점이 있으나 관사 수리비 유용이 무죄라는 것은 언어

도단(言語道斷)이다. 검사의 불복공소 후 조봉암 씨도 귀찮다는 듯이 기

자에게 “그만두면 좋으련만 까딱없는 사람보고 왜 이렇게 귀찮게 구는지
모르겠다”고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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