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5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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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금지함은 부당하다고 대시위운동을 감행하기로 결정하고 이 책임을
조봉암에게 지령함에 따라 조봉암은 드디어 공작을 결의하고 그 준비로
4월 20일 오후 2시경 경성부 종로 조선인 포목점에서 붉은 천 30전 정도
를 사자마자 즉시 경성부 인사동 화요회관에 향하여 그 붉은 천을 가로
약 1척 5촌 세로 약 4척의 큰 깃발 2장을 만들어 이에 스스로 「무리한 경
찰의 압박에 반항하자」라는 슬로건을 크게 써서 은닉하고 기를 들고 상
경 중 대표자에 대해서 4월 20일 오후 4시경 경성부 종로통 파고다공원
에 집합하기를 명했다.
그러나 정각이 되어 삼삼오오 집회 중 관할 서에서 저지하자 제1회 계획
은 실패로 돌아가고 다시 제2단 계획으로 당일 밤 오후 6시경부터 종로
경찰서 앞에 다시 모이기로 긴급 통지를 보냈다. 차차 예정대로 약 2, 3백
명이 모여 조봉암은 만들어 둔 적기 2매를 동지 김해, 신철수 두 명에게
주고 데모의 총지휘자로 명했다.
이리하여 군중은 만세를 고창하거나 부르짖으며 떠들썩하게 종로에서 동
대문경찰서 앞까지 진행하기로 했지만 그곳에서 관할서의 검속과 동시
에 해산 명령을 받지 않고 난동을 부리고 우선 물러나고, 그리고 조봉암
은 데모를 계획하고 또 실행하려고 당 중앙집행위원으로부터 「데모를 조
직하고 이를 지도하는 데에 직접 참여하여 만일 체포된다면 당의 비밀이
폭로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존중하고 이면에서 교묘히 지
도해야 하지만 데모가 성공한 관계상 일신의 위험을 느끼고 그 후는 경
성부 계동 김찬 및 인사동 신철수 집 등 동지의 주변을 전전하며 도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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