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백인현 한국화민예품(개인전) 2021.10.20. ~10.26 이미정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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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론
고집과 고독으로 밀고 간 오방색
- 백인현(白仁鉉) 교수 -
나태주_한국시인협회 회장
송계 백인현 교수의 전시회가 열렸다. 화가 백인현의 미술생애가 변천해온 그 파노라마, 프로세스를 만날 수
있었다. 한편에 그의 초기 작품인 수묵화가 있고 그 옆으로 격자창을 활용한 오방색 요산요수가 있으며 또,
도자기 판을 활용한 오방색 도자그림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그가 교육자로서 공을 들여온 한국화민예품과
생활도자기 소품들까지 가득한 매머드 급의 전시회였다.
백인현 교수의 호는 송계(松溪). 1956년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범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산 부석중·
고등학교의 교사를 거쳐 모교에 미술과 조교로 6년을 근무하고 공주교육대학의 교수로 부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화가이면서 교육자이다.
그는 갑년을 앞에 두고서도 아직도 목이 말라 있고 할 말이 무궁무진하고 더 나아가고 싶은 길이 아득히
멀리 있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의 그림의 주제는『논어』의 <옹야>편에 나오는‘지자(知者)는 요수(樂水)요
인자(仁者) 는 요산(樂山) 이라 지자(知者)는 동(動)하고 인자(仁者)는 정(靜)하니 지자(知者)는 락(樂)하고 인자(
仁者)는 수(壽)한다’는 문장을 요약 한‘요산요수(樂山樂水)’다.
백인현 교수와 나는 커다란 파라솔 모양의 일산(日傘) 밑에 마주 앉았다. 실은 이것도 전시품 가운데 하나다.
그 옆으로 부채그림과 한지 등이 여럿 전시되어 있어 여느 작가의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창출한다.
이른바‘한국화민예 품’이다.
“아, 저거요. 제가 교육대학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될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우리 전통
한국화를 어떻게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가르칠까를 연구하다가 창안해낸 일종의 교수학습 방법 차원에서의
작업들입니다. 민예품 이란 민중이 생활하면서 필요에 따라 주변의 친환경적 재료를 활용하여 만들어 썼던
하나의 생활용품입니다. 옛 조상들은 이런 물건들을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썼지요.”
송계의 설명에 의하면 한국화민예품에 관한 작업은 학교에서 전통 미술교육을 하는 수단적인 역할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한국화 수업을 하는데 있어 한지로 된 오브제를 통해서 우리 전통 미술교육에 접목시키는 교수학습방법의
확장이기 때문에 교육대학 교수의 사명감으로 이런 작업을 합니다. 만약 이런 작업을 서울 인사동쯤에서
전시했다면 오가는 사람 들이 우리의 전통 한국 미술을 상당히 관심있게 보아줄 것입니다.”
송계의 어조는 굽힘이 없고 거침이 없다. 거기서 나는 화가의 고집과 신념 같은 것을 느끼고 고독 같은 것을
엿보기도 한다.
송계의 그림을 말함에 있어서는 오방색 그림을 말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오방색. 동향철학의 근간으로서
음양오행설에 근거한 다섯가지 색깔을 말한다. 청, 적, 백, 흑, 그리고 황. 제각기 동서남북 중앙의 방위를
송계산방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