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샘가 2025. 5-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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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은 다시 올 때 베냐민을 함께 데려오라고 했었습니다. 이에 유다는 반대하는
            아버지 야곱에게 자신이 보증이 될 것을 자처하며 베냐민을 대동할 수 있었습니다.


              너희와 함께 내려오지 아니하면(23-29) 유다는 요셉에게 야곱이 라헬에게서 낳은 아
            들 중 홀로 남은 베냐민에 대해 설명합니다. 아버지 야곱의 생명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셉에게 선처를 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다는 아
            버지 야곱을 요셉의 종으로 칭하고 있습니다(24). 이로써 요셉의 두 번째 꿈 또한 이
            루어집니다. 아마도 야곱의 집은 요셉과의 첫 번째 만남에서 얻은 곡식이 다 떨어져
            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애굽에서 곡식을 구하려 했습니다. 그 때, 유
            다는 반드시 베냐민이 함께 가야 한다고 아버지 야곱에게 아뢰었습니다. 이에 야곱
            은 베냐민조차 죽은 요셉처럼 된다면 자신 또한 스올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
            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주의 종으로 그 아이를 대신하여(30-34) 유다는 요셉에게 자신의 뜻과 의지를 전하며
            선처를 구합니다. 그래서 아버지 야곱에게 반드시 베냐민을 아버지에게 데려오기
            로 약속하였기에 베냐민을 데려올 수 있었다고 밝힙니다. 심지어 일이 잘못된다면
            자신이 영원히 죄짐을 지겠다고 약속까지 하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유
            다는 어떠한 일이 있을지라도 베냐민의 신변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책임이 있었습
            니다. 그래서 유다는 베냐민의 벌을 자기가 대신 받겠다고 자처합니다. 이는 유다의
            간절한 호소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요셉 때와는 다른 형제들 간
            의 우애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또한 유다를 비롯한 형제들의 아버지 야곱에 대
            한 효심뿐만 아니라, 베냐민에 대한 뜨거운 형제애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는
            요셉이 형들에게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요셉의 목적이 달성되었습니
            다. 이처럼 아무리 풀기 어려운 인간사라 할지라도 어느 한편이 희생을 감수한다면
            모든 문제는 봄눈 녹듯이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회는 사랑을 수
            반하지 않는 꽹과리 같은 말만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그러하기에 자신을 희생하는
            유다의 모습과 의지를 본받아야 합니다.


               자신을 희생함으로 자신의 공동체가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자신이 희생할 것이 무엇인지 묵상하며 나누기 바랍니다.







             2000년 여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그 곳으로 입양되었던 열네 살의 소년이 목숨을 끊은 안타까
             운 이야기가 신문에 실렸습니다. 그 소년이 유서를 남겼는데 거기에는 단 한 문장이 쓰여 있었습니다.
             “Who am I?(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일은 우리에게도 너무나 중요합니다. 우리는 먹
             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평안은 내가 누구인
             지를 알 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때 옵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 집중해야 합니
             다. 그 분 안에 거할 때 우리는 평안과 위로, 삶의 목적,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통하여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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