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강명자 작가 (1968-2021) 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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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린 그리움과 동경을 도자기에 담은 채색화의 멋과 맛








               한국화가 강명자의 작품들은 주제를 극명하게 부각시켰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꽃의 생장 · 화사, 여인의 신비, 경건한 신앙심 등을 작
               품에 투사시킨다. 자신의 심성을 보여주었던 이전의 작업에서 도자기에 에세이적 심리적 전이를 꾀한다.



               강명자의 작품은 도자기의 영롱한 비취색에 한련화의 선들을 융합해 한국채색화의 기법으로 표현한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모시 조
               각보에 아름다운 꽃들을 채색화로 그리기도 한다. 시공을 초월한 그녀의 작품들은 사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판타지적 세계를 보여주
               고 있다.


               선과 색채의 변화에 따라 도자기와 한련화는 성찰과 조망의 ‘차별의 이질’을 보여준다. 노련하고 세련된 기교로 탄생시킨 작품들은
               자유로운 영혼을 소지하고 있다. 작가는 가을이 깊어감을 느끼며 ‘가을 준비’를 한다. 담화가 숨어있는 상징들은 그녀의 작품을 신비
               롭게 만드는 이야기가 가득 담긴 맑고 우아한 자태를 보이는 도자기, 아름다운 기억의 편린들인 한련화,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조

               각보, 부귀영화를 상징하며 가족의 평안과 다복을 기원하는 목단,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 들여 있는 양귀비 등에는 작가의 추억과 사
               연이 줄줄이 엮어져 있다.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며 자신의 마음에 이는 감정들을 꽃과의 대화로 전개시킨다. 그녀의 상상은 늘 자신을 정화시키고 바른

               삶을 사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녀의 주변에 퍼져있는 낭만적 서정들은 여성적이다.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심상이고, 현숙한 여성의
               표상이다.

               자신의 안온한 생각들로 행복을 일구어온 여류화가의 작품들은 온통 과거가 축복해준 현재의 모습들로 나타난다. 그녀의 그림들은

               정갈한 밥상 같은 느낌을 준다. 전통도자기는 지혜롭고 슬기로운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다. 그 속에는 한국인의 얼이 담겨있다. 단
               아하고 영롱한 자태는 우리민족의 살아있는 모습이다.



               강명자 작가의 작품들은 차분한 가운데 설득력 있게 미세한 감정과 느낌으로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다. 전통을 현대로 끌어내는 색의
               구사와 디지털시대를 감싸 안는 여유로운 풍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계절이 지나도 고고한 빛으로 남아 이야기들을 이어갈 듯한 매혹
               의 그림들이다.





                                                                                                          2021. 6월
                                                                                      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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