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2023 원주아트페어 특별전 2023. 10. 23 – 10. 29 남산골문화센터 미담관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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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그런 방식이다. 자본력과 기획력, 방대한 네트웍을 보유한 주최측은 새로운 시장들을 계속 개척해나가고 있으며, <프
               리즈 서울>도 개척의 결실로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아트페어는 유럽의 축구 클럽이나 미국의 야구 구단들이 벌이는 리
               그의 주최측, 즉 기업의 기업이 되는 것이다. 개별팀은 경기를 통해 부를 창출하게 되는데, 그 판을 ‘리그’라는 이름으로
               깔아주는 것과 흡사하다. 상상 초월의 자금을 동원해 선수들을 사고 파는 것처럼 작품들을 사고 파는 갤러리의 갤러리로
               성장해 있다.



               자본이 취약한 기업이 주도권을 잡기가 그리 쉽지 않지만, 지방정부가 보조사업이나 지원사업으로 선정하여 나섬으로써
               성과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지방 대도시 대부분의 아트페어가 그렇게 정착되었다. 왜냐하면 지역사회는 관광과
               문화발전을 결실로 거둘 수 있고, 현대사회의 예술소비층, 즉 작품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어도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예
               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애호가 대중들이 다수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의 경제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의 재정 여건상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여건을 잘 활용하여 지역 아트페어 흥행을 성공시킨 사례
               들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



               한 예를 들자면 지역에서 공공미술관이나 대형 프로젝트들이 발족을 앞두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공공미술관 설립
               에 필요한 컬렉션이 필요하며, 아울러 지역 주도의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적지 않은 미술작품 수요가 발생한다. 여기서 필
               요한 미술작품들의 구입처 혹은 구입통로로 지역의 아트페어를 지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지역에서 공적으로 합의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공공 수요가 있다는 정보는 전국 각지의 갤러리들, 심지어 해외의 갤러리들에게도 퍼지기 마련이다.
               지역의 아트페어에 참가를 희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지역에서 필요한 작품들을 지역의 미술시장 발전의 마중
               물로 사들인다는 방식이다. 그러한 방식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작가들을 외지의 갤러리들의 프로모션에도 노출 혹은 참
               여시키고, 경영 차원에서 주목하게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올해 파일럿 아트페어로 개최될 예정인 ‘원주 아트페어’는 현단계에서 유수의 아트페어와 비교하여 따라가는 방식을 채
               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 시장의 매개역인 영향력 있는 전문 갤러리(기업)들이 절대 부족한 인프라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개별 작가들이 주체로 참가하여 판매 일선에 나서야 하는 한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다. 물론 개별 작가 중
               심의 아트페어가 성공한 경우도 적지는 않다. 또한 판매수익을 온전히 작가가 독차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장
               기적으로 볼 때, 그리고 보다 넓은 시야에서 볼 때, 상업적인 매개역은 반드시 필요하다. 선진화된 기획력과 고도의 마케
               팅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들의 저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원주지역으로 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작가들만의 노력

               으로도 어렵다. 지역의 모든 자원과 역량이 결집, 지역 문화발전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지혜로운 합의를 도출하고, 정책적
               으로도 결단할 필요가 절실하다. 판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이 함께 즐기고 스스로 문화의 주체로 자각 성장할
               수 있는 장, 즉 즐길거리가 많은 축제로 치러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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