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여선주 작품집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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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밖 순교자 71위
서소문 밖은 평민을 비롯한 신앙을 증
거한 여러 순교자들이 참수를 당한 곳
이다.“서소문 = 천국문”이라는 상징
적인 비유를 통하여 순교자들이 순교
를 통하여 신앙을 증거 하는 모습을 표
현하였는데 단지 순교의 당시 상황을
잔인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고통과 죽
음 너머의 천상의 기쁨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인물들은 서소문 밖에서 순교
한 성인 44위와 복자 27위 (총71명)의
순교자들을 모두 표현하였다. 표현은
기존의 사실적이고 역사적인 설명의
도식적인 그림보다는 회화적인 자유분
방한 느낌을 살려 자유롭고 행복한 천
상의 기쁨을 화려한 색감과 붓 터치로
강조하고자 하였다. 백합을 든 인물은
동정녀이거나 동정 부부임을 상징하고
있다. 백의민족의 상징인 하얀색 의복
은 순교의 피와 천상의 꽃으로 물듦을
상징하기 위하여 빨강, 노랑, 연두 등
의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하여 맑고 투
명한 느낌으로 표현하였다.
이경도 가롤로와 순교자들
작품 상세설명
이경도 가롤로는 유명한 학자집안이면서도 순교
자가 많이 나온 집안이다.
그는 22세의 젊은 나이에 참수를 당한 순교자로
한양의 유명한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경도 가롤로의 성격은 온순하고 너그러웠으며
학문에도 재능이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어릴 때
병을 앓아 곱사등이었다. 그의 조부는 충청도 연
기 군수이고 부친인 이윤하 마태오는 유명한 학
자이다. 외조부는 이익,
어머니는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누이이
었다. 이순이 루갈다와 이경언 바오로는 그의 동
생들이다.
그림에서 이경도 가롤로의 가족 중 동정부부인
이순이 루갈다와 유중철 요한을 뒤쪽에 배치하였
고 그의 어머니를 믿음의 표상으로 표현하였고
이경도 가롤로의 옆에 배치하였다.
단아하고 강직한 믿음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간
결한 펜의 느낌을 살려 표현한 작품이다.
이경도 가롤로와 순교자들 55 x 73.5 (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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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