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전시가이드2025년 09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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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미리보는 전시                                            접수마감-매월15일   E -mail :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There 1, Mixed media on canvas, 117.0x91.0cm, 2025  Fly high 2, Mixed media on canvas, 117.0x91.0cm, 2025




                                   2025. 9. 24 – 9. 30 갤러리이즈 (T.02-736-6669, 인사동)





             감각되어진 線                                        언제나 그렇듯 내가 느낀 감각은 이미지로 형상화하기도 전에 흐지부지 사
            서리안 개인전                                         라지기도 한다. 감각을 단단히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직접 숲의 향기를 맡고
                                                            하늘을 올려다봐야 한다.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감각을 내 몸 깊
                                                            숙이 저장하기 위해 산책을 하면서 체화해둔다. 감각의 이미지화를 위한 첫
                                                            단계이면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날의 공기와 색을 기억하고
            글 : 서리안 작가노트
                                                            단단한 이미지로 굳어지도록 캔버스에 여러 겹의 물감으로 레이어를 올리듯
                                                            기억의 저장고에 쌓아둔다. 감각이 퇴색되지 않도록 쌓고 쌓는 일을 쉬지 않
            매일 나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은 계절과 시간을 다투어가며 다른 색과 경        고 지속해야 한다.
            험을 가져다준다. 휴대폰에 애써 담아보지만 그 풍경은 내가 방금 바라본 그
            풍경을 담아주지 못한다. 내 눈은 현실적인 풍경을 두고 종종 다른 풍경으로       요즘 하고 있는 작업 숲은 나의 저장된 감각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다양
            나의 뇌 세포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리라. 저장된 풍경을 꺼내보면 고유한 색        한 녹색 스펙트럼은 순간순간 느껴진 숲의 감각을 표현하고 있다. 진한 초록
            은 전혀 다른 색을 띄고, 형태는 단순화 되어, 내 머릿속 이미지와 현실 풍경     에서 푸른 초록, 카키색과 연두색으로 이어지는 컬러는 상수리나무나 팥배나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색과 형태를 달리 한다. 같은 풍경을 보고 저마      무, 물푸레나무처럼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파리들이 벌이는 향연이다. 비
            다 느낌이나 표현방식이 다르듯, 내 안에 저장된 감각들을 적극적으로 나타        온 뒤 성큼 커진 나무와 바람에 등을 보이는 나뭇잎들 사이 옆으로 누운 풀잎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표현하는 것이 나의 작업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은 이 숲의 주인이다.
                                                            자주 등장하는 종이비행기, 종이배, 종이물고기들은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
            2024년 작업부터 꾸준하게 線을 통한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線은 내가 본 하    억속의 감각이다. 그렇기에 그것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기도 하고 어디에도 존
            늘과 숲, 그리고 바람에 실려 온 향기와 추억을 담고 있다. 여러 표현 방식에     재하지 않기도 한다.
            서 지금의 방식을 고집하는 데에는 線을 긋는 행위가 내가 바라보고 감각한
            것들을 박제하듯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線은 나의 눈과 뇌를       캔버스 위의 무수한 線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감각의 총합이다. 이것
            통해 감각되어진 풍경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수많은 감각의 순간들을 매 순        은 나의 작업이 특정 대상을 그려 내기보다 경험의 시간과 감각을 담아내고
            간 스스로 경험 하고 線을 통해 작업으로 연결하려는 것은 나의 존재에 대한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감각되어진 線)을 통해 물리적인 공간과 시간 너
            확인이다. 즉, 線은 나의 존재에 대한 기표이다.                     머에 자리한 감각의 공간과 시간들로 들어가 각자의 존재함을 경험할 수 있
                                                            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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