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이순진 개인전 2024. 8. 1 – 8. 28 라온숨갤러리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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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of Opeth”
부제 “Repetition on the Wall”
나의 “Opeth”작업은 벽면 위에 반복되어 중첩된 벽보(Poster)들의 시간을 화면 위에 응축시킨다.
도시의 벽은 포스터 등의 부착물과 낙서 등으로 세월의 입김과 시간의 두께에 의해 조금씩 침식되고 빛이 바래지면서
낡아져 간다. 그 벽의 외관을 볼 때 우리는 시간의 힘과 무게를 만난다. 붙여진 포스터는 일시적인 유통기간을 살다 이내
지워지고 잊혀진다. 그러면 또 다른 포스터가 지난 포스터의 생애를 대신 살기 위해 그 위에 올려진다. 이는 거듭된 자국,
흔적으로 무작위적인 익명의 낙서와 뜯기어진 파편들, 긁혀진 스트레치 자국, 빗물에 얼룩지어진 담, 등에서 현장성을
포착하였다.
회색 공기처럼 무의식 속에 부유하는 차가운 빛의 떠도는 선은 흔적(Traces) 이전에 일루젼(Illusion)이다.
이런 낯선 도시 공간의 속성을 그 안에 담긴 지나온 시간성과 연속성으로 도시의 벽을 표현한다.
작업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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