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
가을 낙엽은
곱게 화장하고
땅으로 내려옵니다.
계절이
색칠해 준
저마다의 색으로
여름내
가꾸어 온 색
인색함 없이
다 내어놓고
고운 옷 입고
땅으로 내려옵니다.
땅에서
태어나
한 번도 이사하지 않고
모진 풍파에도
떨어지지 않고
뜨거운
나무를 지키다 스스로 떨어집니다.
태양에도
한 번도 배반하지 않으며
지켜온 나무에
마지막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혀주고
생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와 나무를 살리고
낙엽은 땅이 됩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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