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샘가 2023년 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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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상처 없이
                  봄은 오지 않고
                  상처 없이
                  꽃은 피지 않습니다.


                  빛의 아픔이
                  색채를 낳듯
                  모든 아름다움은
                  고통으로 이루어지고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듯
                  꽃은 긴 겨울
                  아픔을 품고 피어납니다.


                  화려한 꽃도
                  꽃샘추위에 주춤거리고
                  비바람 불면 약한 꽃일수록              고통이 없으면
                  빨리 정신을 놓고                   이미 사랑이 아니듯
                                              나무에서 떨어지면
                  비우지 못한                      이미 꽃은 이름을 잃고
                  빗방울 품으면
                  새순에 상처를 내어주고                구름이 하늘을
                  땅에서 고통 없이 잠이 듭니다.           포기해야 생명을 낳듯
                                              상처는 어머니 되어
                                              꽃을 꽃이 되게 합니다.

                                              상처 없이 피고 지는 꽃은 없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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