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홍정희 초대전 2025. 7. 30 – 8. 12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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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 빛의 기억 - 우아한 휴식 162.2x112.1cm
Acrylic on canvas
인천미술한마당전의 제1회 우현문 수상작 홍정희의 ‘빛의 기억-cycle’(20호, 2021)을 변주한
‘빛의 기억-cycle’(100호, 2021)은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작품이었다. 당시 우현문 관장은 “작
은 몸에서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고 힘 있는 100호를 작업했냐?”라며 춤을 추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은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았다. 장언원(張彦遠)의 말처럼 “모양을 아무리 잘 그려도 기운이
없으면, 또 색채를 구비했더라도 필법을 잃은 것은 모두 그림이라 할 수 없다.”
홍정희는 늘 자연을 경외한다. 내적 불안과 아픔은 자연을 통해 순화되고 소멸한다. 홍정희의
선인장은 가정의 울타리이며 가족을 서로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응축된 유르트와 같다. 작가는
미술사에 기록된 작가의 창작 환경에 관심이 많으며, 그녀의 화풍은 편안한 여행 같다. 그녀는
자신의 개성을 찾아가며 자신의 인생철학이 담긴 선인장 작가로 이미지를 구축해 간다. 선인장
畵의 이면, 가족의 상실은 작가에게 그림 작업을 더 굳건하게 하는 촉매가 되었다.
홍정희의 화제(畵題)를 읽어나가면 시(詩)가 된다. 빛과 어둠을 기억하며, 봄날의 자연과 더불어
숲을 거닐며 만나는 자연은 치유의 대상이 된다. 스스로 순환하면서 생성하는 자연은 위대하다.
작가는 선인장 단모환 작업에 집중하면서 우아한 휴식을 즐긴다. 빛은 작가에게 에너지의 원천
이다. 작가에게 화려한 원색의 자연은 태고의 빛나던 자연의 지향이며 빛의 기억이다. 인간이
회복해야 할 자연 공간과 더불어 하는 우주는 홍정희畵의 대상이다.
- 장 석 용 (예술평론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