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전시가이드 2024년 10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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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등사 대웅보전 수미단                                  나주 다보사 대웅전 수미단










                                   수미단에 그려진 귀면은 조형적으로 뛰어나며 색상의 조화가 매우 환상적이다.
                           귀면은 일반적으로 법당의 출입문 하단의 궁창이나 보머리, 화반 등에 그려 넣는데 그 모습은 매우 다양하다.
                                         무섭다기보다는 너무 익살스러워서 친근함 마저 느껴진다.








            모란 꽃봉오리 여섯 개는 청판의 가장자리에 배치되어 있다. 기본적인 구도는       대부분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조선시대 이전에 제작된 것은 하나
            같으나 꽃잎과 나뭇잎의 색감이 조금씩 달라서 서로 다른 느낌을 준다. 더군       도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다나 조선 시대에 유교를 숭상했던 선비의 지조를 상징하는 매화가 수미단에
            등장한 것은 매우 독특하다. 화병에 꽂힌 모란 줄기와 연꽃 줄기, 매화 가지에     지금 남아 있는 수미단은 대부분이 조선 후기의 것이지만 부산 범어사 대웅전,
            서 올라와 꽃이 핀 형태를 반복하면서 유교와 불교가 융합된 구성은 다보사        영천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 양산 통도사 대웅전, 김제 금산사 대장전, 강화 전
            수미단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등사 대웅보전, 경산 환성사 대웅전, 김천 직지사 대웅전, 나주 다보사 대웅전
                                                            등에 가시면 아름답기로 손꼽을 수 있는 수미단을 볼 수 있다.
            수미단의 발달은 조선 후기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란 큰 전쟁에 지친 많은
            백성들이 절을 찾으면서 법당의 공간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비롯된 것이라 추       이곳에 가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꼭 수미단을 보면서 단청의 묘미를 느
            측된다. 아마도 불상의 수가 많아지고 크기도 커졌으며, 다양한 공양물 등을       껴 보길 권한다. 그중에서 단청 채색이 많이 퇴색되고 박락된 것은 흘러간 오
            올리려면 이전 보다 넓은 단이 필요하게 되면서 수미단의 일정한 형식이 정        랜 시간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보기 편하면서 원래의 단청의 화려
            해지고 이에 맞춰 활발하게 새로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지만 수미단은       함과 아름다움을 미루어 짐작해 보는 상상의 재미도 느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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