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강신영 개인전 2024.10.16~11.3 여주시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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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나무 에게 너무 걱정 말라고 위로하는 듯하다.
공기만큼이나 소중한 나무를 보 보틸첼리의 비너스는 특유의 머리를 휘날리며 사랑의 향
석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물과 빛 기를 뿌린다.
을 품고 있으며 세상을 지켜주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덕목은 사랑과 포용이
보석나무이다. 다.
사랑나무
보석나무 2024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작업실은 해 질 녘 노을이 아름다운
발아 곳이다. 노을의 장엄한 아름다움과 그 의미를 느낄 수 있
텃밭을 가꾸고 있는 나에게 농 는 나이가 되고 보니 자연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사일은 쇠를 다루는 작업의 고 더 겸손해 진듯하다.
단함에서 눈과 손으로 자연을 20년 가까이 스테인리스로 나뭇잎을 만들면서 조형적으
만지며 쉴 수 있는 휴식이다. 로 탐구했고 속성에 대해 성찰했다.
상추, 고추, 감자, 토마토, 땅 흙으로 돌아가기 직전의 모습인 잎맥의 상징성에 주목하
콩, 파 등을 심고 키우다보면 며 잎맥이 있는 나무를 만들기 시작했다.
풀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눈에 나무에 붙어 있는 커다란 잎맥들이 꽃봉오리와 나뭇잎,
보이지 않는 풀씨들이 어디에 발아_강원트리엔날레 2022 긴 자신의 몸을 품어주고 있는 형태이다.
숨어있었는지 ....
장마철이 시작되고 강우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잡초 나무의 몸에 생명을 시작하는 꽃봉오리와 나뭇잎, 생의
들이 텃밭의 주인이 된다. 끝을 향하는 잎맥이 함께 어우러져 상상의 나무로 탄생한
토양살충제를 뿌리지 않은 땅콩 밭에는 작은 벌레들이 땅 다.
속을 헤집고 다니고 생명을 살려 내려는 씨앗들은 절대치
의 힘으로 땅을 밀치고 올라온다. 이것은 노을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지막을
향하면서도 자신과 세상을 안아주는 “사랑 나무”이다.
포옹 2024.10
“포옹”은 나무로 환생한 비너 조각가 강신영
스가 지친 우리들에게 포옹을
청하고 서있는 형태이다. 빌
렌도르프의 비너스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으로 아
이를 낳지 않는 한국젊은이들
포옹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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