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강신영 개인전 2024.10.16~11.3 여주시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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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원 (여주시립 아트뮤지엄 '려' 학예실장)
작가 강신영의 작품 모티브는 연못으로부터 기인한다. 연못에 부유하는 나뭇잎들과 연못 주변
에 모여든 새들과 나뭇잎의 모습에 작가 자신의 철학을 투영한다.
식물체인 나뭇잎은 새가되고 싶고, 동물체인 새는 나무가 되고 싶어하는 서로의 동경은 마치 인
간의 삶과도 닮아 있다고 작가는 통찰한다. 그러한 사고는 하나하나의 나뭇잎이 모이고 이어져
서 한 마리 새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모든 생명체는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의 줄기로 통합된다”는 작가의 철학은 “휴얼”과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統攝)”이론의 환원주의와 맥을 같이한다. 또한 동양의 합일사상과도 맞닿는다.
최형순 (제주도립 김창렬미술관장)
“그의 최근작들은 시간에 관한 성찰이 돋보인다.물고기나 나뭇가지 특히 나뭇잎 형상의 제작은
지루할 정도로 반복의 과정이다. 천개이상의 나뭇잎을 만드는 행위는 단순한 되풀이에 지나지
이홍원 (여주시립 아트뮤지엄 '려' 학예실장)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새한 차이들이 개입한다.두드리는 횟수와 힘의 강약에 의한
형태의 불일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동은 그것에 선행하는 가치가 있다. 제작의 고통을 끝
작가 강신영의 작품 모티브는 연못으로부터 기인한다. 연못에 부유하는 나뭇잎들과 연못 주변
까지 밀고나가 그 과정을 여과없이 즐기는 것, 획일성에 대한 부정이 바로 그것이다.부정의 정
에 모여든 새들과 나뭇잎의 모습에 작가 자신의 철학을 투영한다.
신은 습관적인 것, 일시적인 것을 부인하는데서 생겨난다. 부정이 없다면 새로움은 있을 수 없
식물체인 나뭇잎은 새가되고 싶고, 동물체인 새는 나무가 되고 싶어하는 서로의 동경은 마치 인
다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강신영의 작업은 모두 보고있으면서도 사실을 보지못한 것을 직관에
간의 삶과도 닮아 있다고 작가는 통찰한다. 그러한 사고는 하나하나의 나뭇잎이 모이고 이어져
서 한 마리 새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의해 보고 그것에 형태를 부여할 때 느끼는 감정까지도 작업에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의 줄기로 통합된다”는 작가의 철학은 “휴얼”과 에드워드
연못을 조각한다는 것은 풍경을 조각한다는 것처럼 터무니 없어 보인다. 강신영의 작업은 상식 2018 여주박물관 야외조각기획전 서문 중에서
윌슨의 “통섭(統攝)”이론의 환원주의와 맥을 같이한다. 또한 동양의 합일사상과도 맞닿는다.
을 간단히 뛰어넘어 저 먼 새로운 세계를 포착한다. 그것이 거꾸로 놓인 나뭇가지 사이로 물고
기가 노니는 이유다. 게다가 쉽지않은 재료인 스테인레스를 주무르듯 단조하여 형태를 만든다. 2018 여주박물관 야외조각기획전 서문 중에서
마음대로 자르고 휘고 두드린다. 물에 떠 있는 나뭇잎은 그렇게 무리지어 끊임없이 반복된다.
차이없는 반복이 없음을 그의 작품은 시위하듯 보여주고 있다.
평
2007 박수근미술관 입주작가 개인전 “대지의 틈새전” 서문중에서
론
나무새2 2017
나무새Ⅱ 2017
박수근미술관 개인전 2007 나무새Ⅰ 2017 나무새1 2017 발아 2021
나무새2 2017
최형순 (제주도립 김창렬미술관장) 식물체인 나뭇잎은 새가되고 싶고, 동물체인 새는 나무가
“그의 최근작들은 시간에 관한 성찰이 돋보인다.물고기나 되고 싶어하는 서로의 동경은 마치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
나뭇가지 특히 나뭇잎 형상의 제작은 지루할 정도로 반복 다고 작가는 통찰한다. 그러한 사고는 하나하나의 나뭇잎
나무새1 2017
의 과정이다. 천개이상의 나뭇잎을 만드는 행위는 단순한 이 모이고 이어져서 한 마리 새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되풀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새한 차 “모든 생명체는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의 줄기로 통합된다”
이들이 개입한다.두드리는 횟수와 힘의 강약에 의한 형태 는 작가의 철학은 “휴얼”과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統攝)”
의 불일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동은 그것에 선행하는 이론의 환원주의와 맥을 같이한다. 또한 동양의 합일사상
가치가 있다. 제작의 고통을 끝까지 밀고나가 그 과정을 여 과도 맞닿는다.
과없이 즐기는 것, 획일성에 대한 부정이 바로 그것이다.부 2018 여주박물관 야외조각기획전 서문 중에서
정의 정신은 습관적인 것, 일시적인 것을 부인하는데서 생
겨난다. 부정이 없다면 새로움은 있을 수 없다는 믿음에서 <그림 에세이>철에 생명의 서사를 담다
기인한다. 강신영의 작업은 모두 보고있으면서도 사실을 이재언 미술평론가
보지못한 것을 직관에의해 보고 그것에 형태를 부여할 때 농업이 약한 선진국은 없다더니, 농사도 기술력이다. 작물
느끼는 감정까지도 작업에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의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에 이르기까지 기술 아닌 게 없
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은데도 쌀 생산성은 최상위권이
연못을 조각한다는 것은 풍경을 조각한다는 것처럼 터무니 라 한다. 오랜 세월 인프라 확충에도 많은 힘을 쏟았지만,
없어 보인다. 강신영의 작업은 상식을 간단히 뛰어넘어 저 특히 품종 개발과 육종에 공들여 온 덕이다. 물론 우리 농부
먼 새로운 세계를 포착한다. 그것이 거꾸로 놓인 나뭇가지 들의 근면성도 한몫한다. 곡식의 낟알 하나도 거저 만들어
사이로 물고기가 노니는 이유다. 게다가 쉽지않은 재료인 지지 않는다. 과학기술이 들어 있고, 또한 농군의 발소리를
스테인레스를 주무르듯 단조하여 형태를 만든다. 듣고 생명이 반응한 것이다. 강신영의 조각은 씨앗 같기도
마음대로 자르고 휘고 두드린다. 물에 떠 있는 나뭇잎은 그 하고 발아 중인 새싹같기도 하다. 그런데 육안으로 보던 모
렇게 무리지어 끊임없이 반복된다. 차이없는 반복이 없음 습이 아닌 것 같다. 표면과 내부가 좀 복잡해 보인다. 하긴
을 그의 작품은 시위하듯 보여주고 있다. 생명이 어디 그리 단순한 것이겠는가. 생명의 조화롭고도
2007 박수근미술관 입주작가 개인전 “대지의 틈새전” 서문중에서 치열한 섭리를 담은 것이다가, 아래로 내려가면 촘촘한 결
들이 얽혀 있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 염기서열, 숫자, 위
이홍원 (여주시립 아트뮤지엄 ‘려’ 학예실장) 치 등의 정보를 압축해 둔 게놈지도의 비유가 아닐까. 보통
작가 강신영의 작품 모티브는 연못으로부터 기인한다. 연 의 스테인리스 스틸 작업과 달리 따뜻함이 느껴진다. 셀 하
못에 부유하는 나뭇잎들과 연못 주변에 모여든 새들과 나 나하나의 단조(鍛造). 생명을 노래하는 불꽃의 담금질.
뭇잎의 모습에 작가 자신의 철학을 투영한다. 문화일보,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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