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양상철 개인전 2024. 11. 12 – 25. 2. 23 제주돌문화공원내 오백장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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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춘화(瀛丘春花) : 영구(속칭 들렁귀)의 봄꽃
Yeong-Gu-Chun-Hwa : Spring Flowers at Yeonggu
제주시 오등동 방선문은 용담동으로 흐르는 한내 상류에 있다. 하천 가운데 거대한
기암이 마치 문처럼 서 있다. 맑은 시냇물, 그리고 봄철이 되면 계곡 양쪽과 언덕에
무리를 지어 피어난 진달래 등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시대 제주에 부임한 목사와
육방 관속이 봄이면 행차하여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양안춘풍협백화(兩岸春風挾百花) 양쪽 언덕 봄바람에 온갖 꽃들 끼어있고
화간일경선여사(花間一徑線如斜) 꽃 사이로 한 가닥 오솔길 비껴 있다
천청사월비홍설(天晴四月飛紅雪) 날 맑은 사월에 붉은 꽃잎이 눈처럼 날리고
지근삼청영자하(地近三淸影紫霞) 선계 가까운 땅에 붉은 노을이 비친다
영입계성통활화(影入溪聲通活畫) 그림자 잠긴 시내는 살아 있는 그림이고
향생선어격연사(香生仙語隔煙紗) 신선은 말소리만 들려 모습은 비단연기에 가렸다
청군수향상두거(請君須向上頭去) 청하노니 위쪽으로 올라가 보시오
응유벽도왕모가(應有碧桃王母家) 푸른 복숭아 열린 서왕모가 있을 터이니.
정방하폭(正房夏瀑) : 정방폭포의 여름
Jeong-Bang-Ha-Pok : Summer at Jeongbang Falls
이 폭포는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로 낙하 높이는 23m이다. 낙하수의 물보라에
의한 무지개와 인근 바다의 파도 소리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급폭뇌성파정방(急瀑雷聲破正房) 거센 폭포소리 정방폭포를 뚫으니
염운도사자연광(炎雲倒瀉紫煙光) 타는 구름 거꾸로 자주 빛 연기 쏟아 부었다
설비삼복청산냉(雪飛三伏靑山冷) 삼복에도 눈이 날려 청산이 서늘하고
홍괘반공백일장(虹掛半空白日長) 긴긴 여름날 무지개가 허공에 걸렸네
직도연천귀대해(直倒連天歸大海) 거꾸로 떨어진 물은 하늘에 이어진 채 바다로
돌아가고
횡류락지작방당(橫流落地作方塘) 땅에 떨어져 옆으로 흘러 연못을 만들었네
내지보택종성우(乃知普澤終成雨) 마침내 비를 내려 널리 적셔주려고
진입신룡조화장(進入神龍造化藏) 깊숙한 곳 신룡이 조화부리는 것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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