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양상철 개인전 2024. 11. 12 – 25. 2. 23 제주돌문화공원내 오백장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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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림추색(橘林秋色) : 귤림의 가을 빛
                                                             Gyul-Lim-Chu-Saek : The Autumn Color of Citrus Orchards

                                                             10월 중순 이후 절정을 이루는 노란 감귤과 가을바람이 빚어내는 정취는 단풍 일색인
                                                             다른 고장의 가을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서귀포, 남원, 중문 쪽의 남제주군 지역에
                                                             감귤 농원이 밀집해 있어 귤림추색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황귤가가자작림(黃橘家家自作林) 누런 귤 집집마다 저절로 숲을 이루니
                                                             양주추색동정심(楊州秋色洞庭心) 동정호 가에 있는 양주인 듯 가을빛이 깊었네
                                                             천두괘월층층옥(千頭掛月層層玉) 가지 끝마다 걸린 달은 층층이 옥이요
                                                             만과함상개개금(萬顆含霜箇箇金) 서리 먹금은 열매는 낱낱이 금이로다
                                                             화리선인승학의(畵裏仙人乘鶴意) 그림 속에 선인이 학을 탄 듯
                                                             주중유객청앵심(酒中遊客聽鶯心) 술 취한 나그네가 꾀꼬리 소리 듣는 듯
                                                             세간욕치봉후부(世間欲致封侯富) 세상에 부귀영화 이루려 하는 사람들
                                                             저사주문도리심(底事朱門桃李尋) 무엇하러 권세가를 찾아다니는고





























                                                             녹담만설(鹿潭晩雪) : 백록담의 늦겨울 눈
                                                             Nok-Dam-Man-Seol : Late Winter Snow at Baengnokdam Crater

                                                             해안 지대는 노란 유채꽃, 산등성이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한 봄이 찾아와도
                                                             한라산의 정상은 아직도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이처럼 산 밑 해변은 꽃과 신록이
                                                             무르익어 가는데도 여전히 흰눈을 이고 사는 한라산을 녹담만설이라 하였다.

                                                             천장만설호징담(天藏晩雪護澄潭) 하늘은 늦도록 눈을 저장하여 맑은 못을 지키니
                                                             백옥쟁영벽옥함(白玉崢嶸碧玉涵) 백옥이 우뚝 솟았고 푸른 옥이 잠겼다
                                                             출동조운무영토(出洞朝雲無影吐) 아침 구름은 골짜기를 나오며 그림자를 토하지
                                                                                                             않고
                                                             천림효월유정함(穿林曉月有情含) 숲을 뚫고 나온 새벽달은 정을 머금었다
                                                             한가경면미호분(寒呵鏡面微糊粉) 물 위에 찬 기운 부니 분을 바른 듯하고
                                                             춘투병간반화람(春透屛間半畵藍) 병풍바위에 봄이 스미니 절반은 쪽빛이라
                                                             하처취소선지냉(何處吹簫仙指冷) 어디에서 피리 부느라 손이 시린 신선
                                                             기래쌍록음청감(騎來雙鹿飮淸甘) 쌍 사슴 타고 와 맑은 물을 마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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