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최현우 개인전 9. 6 – 9. 11 갤러리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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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그림이 수양예술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
                                                                                                  1856)의 ≪제군자문정첩(題君子文情帖)≫이라는 글은 다음과 같다.


                                                                                                  난초를 그리려면, 마땅히 좌필(左筆, 왼쪽으로 향하는 필획)이라는 한 법식을 터득하
                                                                                                  여야 한다. 좌필이 능숙해지면 우필은 순리대로 해결된다. 이는 『주역(周易)』의 손괘
                                                                                                  (損卦)에서 어려움을 먼저 하고 쉬움을 뒤에 한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군자는 한번 붓
                                                                                                  을 드는 사소한 동작에도 구차해서는 안 되며 떳떳해야 한다. 이 좌필의 한 획을 손상
                                                                                                  익하(損上益下)의 대의(大義)에 끌어들여 펴나아가, 두루 소식(消息, 天地 時運의 변
                                                                                                  화 또는 숨을 쉬고 멈춤)에 통달하면, 필획의 변화가 무궁무진해진다. 어디를 가도 그
                                                                                                  렇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러한 까닭에 군자는 붓을 대어 그어나가고 머무름에 바로
                                                                                                  경계하고 주의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군자의 필획을 귀하다 하겠는가. […]
                                                        17. 황화(黃花) 소심난(素心蘭)  70x50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23
                                                                                                  寫蘭. 當先左筆一式 左筆爛熟. 右筆隨順. 此損卦先難後易之義也. 君子於一擧手之間
                                                                                                  不以苟然. 以此左筆一畫 可以引而伸之於損上益下之大義, 旁通消息 變化不窮. 無往不
                                                                                                  然 此所以君子下筆 動○寓戒不爾. 何貴乎君子之筆 […]  1)


                                                                                                  이 글에서도 난초 그림이 도덕적으로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君子)다운 성품을 기르
                                                                                                  는 유가의 수양예술임을 알 수 있다. 추사는 난초를 그리는 마음 자세뿐만 아니라 심
                                                                                                  지어 난초 기법(技法)인 좌필법(左筆法)을 논하면서도 대의를 끌어들여 군자답게 난
                                                                                                  초 필획을 그어 나갈 것을 권하고 있다. 작가 또한 난초 그림이 수양예술임을 항상 염
                                                                                                  두에 두고, 난초 칠 때 마음을 고요히 하고 경건하게 임하고자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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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소심난(素心蘭)  68x35cm  전통 한지에 수묵담채  2023      「국역 阮堂全集 Ⅱ」, 민족문화추진회 編譯 (민족문화추진회 1989), p. 27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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