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최현우 개인전 9. 6 – 9. 11 갤러리H
P. 20
공자와 관련된 난초 역사 중의 하나인 지란지실(芝蘭之室) 고사에서 공자는 “선(善)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영지와 난초가 있는 방[芝蘭之室]’에 들어간 것과 같다. 그
방에 오래 머무르면 그 향기를 맡지 못하나 곧 향기에 동화(同化)된다.”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고귀한 난초를 닮은 공자의 덕(德)의 향기는, 만리(萬里)라는 먼 거리 뿐만 아니라 먼
시간 수천 년 후인 현대까지도 널리 퍼져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공자의 사상
과 지혜는 수많은 현대인에게까지도 이로움을 주고, 인간의 도리를 지키며 사람답고
정의롭게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가르침과 지혜를 베풀어주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의 타인을 위한 묵묵한 노력과 지혜가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을 이롭게
24. 난향천리(蘭香千里) 인덕만리(人德萬里) 53x26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22 하는지를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1443년 조선시대 세종대왕(世宗大王)의 한글 창제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고
유의 글자인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만든 세종대왕의 지혜와 덕행(德行)은 문자를 몰
라서 불편함과 어려움이 많았던 그 당시 백성뿐만 아니라 천오백여년 후인 현대 한국
인과 외국인에게까지도 편리함과 헤아릴 수 없는 큰 혜택을 베풀어주고 있다.
따라서 “이타적 마음에서 싹튼 지혜와 덕행(德行)이 시공간적으로 멀리 수천년 수만
리 세상 사람들에게까지 이로움을 준다”라는 인간사의 진리를, 맑고 고귀한 난초의
향기가 멀리까지 퍼지는 자연의 이치에 비유하여 탄생한 구절이 바로 ‘난향천리, 인덕
만리(덕향만리)’라고 할 수 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작은 덕(德)이나마 베풀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보았다.
25. 난향은 천리가고 53x26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2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