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최현우 개인전 9. 6 – 9. 11 갤러리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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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늘을 담을 수 있는 빈 그릇
우주를 담을 수 있는 빈 그릇이 내 마음이면 좋겠다.
저 하늘을 담을 수 있는 빈 그릇이 내 마음이면 좋겠다.
바닷물 모두를 담을 수 있는 빈 찻잔이 내 마음이어도
참 좋겠다.
우주를 담을 수 있는 빈 그릇이 내 몸이면 좋겠다.
저 하늘을 담을 수 있는 빈 그릇이 내 심장이면 좋겠다.
바닷물 모두를 담을 수 있는 빈 찻잔이 내 손이어도 참 좋겠다.
그렇게 되면,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
광활한 우주 사이로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처럼
작은 꿈들을 위해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내려놓았던 일들을 다시 짊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푸르른 하늘 위로 떠가는 흰 구름처럼
인생의 짐이 가벼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놀랐던 일도 화났던 일도 다시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
드넓은 바다 속에 헤엄치는 조그만 물고기만큼
아무 일도 아닐 것 같다.
31. 하늘빛 찻잔 40x30cm 전통 한지에 수묵담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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