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샘가 2024.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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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가로 향하는 이들에게



            자기 소견을 따라 살라하는 슬픈 시대의 한 가운데 서서



             개인적으로 제일 사랑하는 시간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사무실 앞 2층 테라스에 앉
           아 책을 읽을 때입니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른 아침 출근하는 직장인의
           총총 걸음을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그들을 바쁜 일상 곁에서 그들의 하루를 격려
           하는 축복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당사자는 알지도 못할 일이지만 하나님과
           저 사이에 있는 교제의 한 조각입니다. 하나님 역시 그들을 축복하고 그들의 날을
           격려하실 것이라는 마음에서 감히 하나님의 마음을 대신하여 축복합니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상쾌한 평일 아침, 지하철역으로 가는 이들이 교회는 다니는
           지, 어떤 형편에서 무엇을 꿈꾸며 저리 분주하게 사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 인
           생에게도 하나님이 바라시는 삶이 있고,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담겨 있다는 사
           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그 뜻에 맞는 삶은 살기를 바라는 목사의 소
           원이 담긴 기도입니다.
             다사다난한 테라스에서 최근에 좋은 책을 보았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그
           리스도인들이 꼭 기억해야할 참 좋은 주제였습니다. 주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
           는 카피들이 뒤표지에 있는데 내용이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사회를 읽는 10가지 캐치프레이즈 읽기

           “마음 가는대로 해.”
           “내면의 소리를 듣고 따라가”

           에덴에서 시작된 진부하고 케케묵은 거짓말이 새 옷을 입고 불티나게 팔리는 시대


             책의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을 따르지 않을 용기> 이 책이 더욱 가슴
           에 와 닿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정확하게 집어주기 때문이기도 하지
           만, 9-10월 우리가 묵상할 성경이 사사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사가 다스리던 수백
           년의 시대는 죄악과 심판과 회개와 회복의 패턴을 반복하던 슬픈 때입니다. 여호
           수아로부터 개시된 이스라엘의 승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가
           나안 땅은 이스라엘이 감당하기 버거운 축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축복이라도 사람이 감당하지 못하면 무거운 짐이 될 것인데 사사
           기의 이스라엘이 그랬습니다. 축복이 짐이 되자 이스라엘의 꼴이 말이 아니게 되
           었습니다. 그들이 정복했던 이방민족의 종이 되었고, 그들의 압제에 신음했습니
           다. 따지고 보면 자기 실력대로 돌아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대단하고 힘이 강해
           서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차지하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가나안 땅
           의 감미로운 유혹은 광야보다 위험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유혹에 도미노
           쓰러지듯 하나하나 넘어져 하나님을 떠난 중심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백성
           이 하나님과 함께 하지 못하자 그들은 자기들 실력대로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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