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샘가 20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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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가지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여전히
               세월이 흘러도
               계절은 은퇴하지 않고

               가을은
               시계추처럼 찾아와
               잎사귀에 정년을 걸어 놓으며


               저마다 깊어진 색으로
               단풍은 바람 속에서 춤추고
               지나온 긴 사연을 노래합니다.

               저무는 햇살에
               아름다움이 무너지면
               나무는 홀로 서고

               바람은                          텅 빈 가지로
               가지 끝에 매달린                    차가움의 무게는
               외로움을 달래며                     더 견디기 힘들지만

               겨울이 아무리 혹독해도                 나무는
               계절은 은퇴하지 않음을                 빈 가지여서
               쉼 없이 속삭여 줍니다.                겨울을 견디며


                                            잎을
                                            내려놓아서
                                            다시 봄으로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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