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전시가이드 2021년 9월 표지작가 신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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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울림(Echo of Moutain), 116.7×91.0cm, Acrylic on canvas, 2015
가 본 신현국은 예술적 감흥이 농후하며 독특한 미적 조형 능력을 지닌 작가 드러나며 스스로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산의 본성과 관련된 조형성을 구현
이다. 이는 아마도 남다른 조형적 힘을 지닌 작가의 노력과 창작 열의에서 비 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산과 함께 호흡하고 이들을 미적 사색과
롯된 듯하다. 이러한 면은 그의 작품 양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작품이 주 조형력으로 조망해보며 이들이 지닌 실체를 마음에 품어 새로운 예술적 감흥
로 대작인지라 쉽게 그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양이 적지 않은 작가 을 얻고자 한다. 이 감흥은 물론 산에 동화되어 표출된 것으로서, 산에 대한 진
인 것이다. 그의 작품 수를 보면, 그의 하루 일과가 그림 그리는 일로 시작하여 지한 체험과 사색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 체험과 사색은 산의 본성에 대
그림 그리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의식적·무의식적인 관조를 통해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미적 조응력으로서,
조형적인 응집력의 압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체험으로, 작
이렇듯 신현국은 계룡산에 들어와서 삼십여 년 넘게 은둔하다시피 그림만을 가 자신이 그만큼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있다. 때로는 강렬한 색감으로, 때로는 묻혀있는 산의 흔적을 파헤치
듯,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크고 작은 터치의 흔적들을 서로 순환시켜가며 말이 그러기에 신현국의 산은 어찌 보면 무형상적인 듯하면서도 산의 다채로움처
다. 이 순환은 곧 그의 심장에서 드러나는 감성의 표출이자 산을 향한 생명의 럼 밀도가 있으며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힘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산의 모든
노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철저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함은 물론이다. 이는 산 것을 압축한 듯한 절제된 색과 형의 이미지 및 선묘의 힘이 저변에 흐르는 것
의 본성 및 내재된 산의 응어리를 직시하고, 그것과 거짓 없이 함께 조응하면 이다. 그러기에 그의 그림에는 투박함과 자유분방함 및 진실함과 강한 힘 등
서 이루어지는 어떤 절대적인 기운이다. 이 기운은 곧 산과 자연의 본질로서, 이 담겨있다. 산의 정기와 본질에 대한 조형적 소통이 작가와 하나가 되면서
작가의 관조 속에서 드러나는 계룡산의 실체이자 생명이라 하겠다. 이는 더 나 더욱 완벽에 가까운 군더더기 없는 하나의 수준 높은 산이라는 조형으로 표출
아가 그만이 이룩해낸 생명의 아름다움이자 산의 순수함이다. 되어 자연적인 형상과 색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작가의 작업에는 대단
히 섬세한 감각과 예민한 조형성이 내재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업세계는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산에 대한 예술적 접근이 그만큼 작가의 산 그림은 여느 작가의 그것보다도 진지하며 순수하기에 마치
명료하며 창작의 근원이 확실하고 독자적이다. 자연과 산수화 및 풍경에 대한 산의 본성을 체험한 듯하면서도 은근하며 깊은 맛을 지닌다. 또한 추상적인
여러 이론들을 단순하게 섭렵하는 조형 예술이 아닌, 내면으로부터 거짓 없이 듯하면서도 추상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하며, 새로운 차원의 산세를 펼쳐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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