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전시가이드 2021년 9월 표지작가 신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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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번득이는 어떤 것으로서, 미적 영감이나 혹은 무아경의 조형력을 발산시키      그러기에 그의 작업은 언뜻 보아 평면의 평범한 작업처럼 보이면서도 누구도
           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 원동력이 기운의 혼돈     흉내 낼 수 없는 이상야릇한 힘을 담고 있다. 이 힘은 무중력처럼 느껴지기도
           보다 더 압축된 듯한 폭발적인 산의 이미지들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하고 다채롭기도 하며 마치 안개가 서려있는 것 같기도 한 산의 조형성이다.
           그의 산 그림에는 자유로움이 흐르고 신비감이 내재되어 있다. 여기에 가공할      이는 많은 사색의 시간뿐만 아니라 산과의 많은 대화와 소통의 시간들에서 비
           만한 색과 형 그리고 빛과 어둠이 한데 어우러지며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자      롯된 것이다. 그것은 산이라는 공간과 형상의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한 체험과
           연의 형상과 이미지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마치 색분해를 이루듯 가해지는       사색의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시간 속에서 어느 순간 마음에 평온
           여러 상황들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러한 면은 시각적으로 독특한 현상으로서,      이 찾아오면 멋진 산의 향기가 스며있는 자연스러운 색 층이, 화면에 투박하
           깊이 있고 다양한 색과 형의 변화 속에서 드러난다. 이는 바로 작가 신현국만     지만 견고하게 다져지는 것이다.
           의 독특한 산을 조형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신현국의 작업은 자연과 산의 속성을 드러내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그
           따라서 그의 그림은 다양한 색상의 하모니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산의 이     래서 그의 작품에는 우리의 정서와 부합되는 다양한 산의 조형뿐만 아니라 자
           미지들이 각기 다른 밀도를 지니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이      연을 움직이는 힘을 실은 은유적 모노크롬의 성향 또한 엿보인다. 그것은 산
           미적 하모니는 어느 순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면 작업의 조형세계와는     에 대한 체험과 사색으로부터 비롯된 조형 행위 그 자체에서 발생되는 자연스
           전혀 다른 세계에 다다르게 된다.                             러운 산의 기운이자 또 하나의 현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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