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산 최은철의 철학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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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1. 자화상 自畵像 Figure of Me, 캔버스에 아크     A White Stupa
                                                 릴, 600x600mm
                                                 반백년 고송 아래 쉬어가는 나그네                   4. 혼돈에서 혼돈으로 由混沌及混沌 From a
           나의 이번 작품은, 박물관에서야 볼                   하늘빛 물에 비친 제 모습 보려하니                  Chaos to another Chaos, 블록 21개를 조
           수 있을 법한 고전의 말씀들이 현대                   바람에 일렁이고 파도 따라 요동치네                  합한 위에 경문을 새기고 아크릴칼라 도포,
                                                 半百古松下休憩的旅人                           4,200x1,200mm,
           는 물론, 미래로 갈수록 더욱더 빛                   试图在天蓝色水中找寻自己的倒影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혼돈에서
           을 발하게 될 것임을 확신하는 의                    它却随风摇曳,随波荡漾                          혼돈으로> 는 동양고전 가운데 유불도의 경문
                                                 Taking a rest under an old tree,     중 “논어”, “반야심경”, “도덕경” 등에서 대표적
           미에서, 나의 骨肉에 스며든 문장과                   The traveler tries to see her/his look   인 명제를 전각에서 얻은 기법에 의거하여 새
           문구를 중심으로 창작하였다.                       reflected on the blue water          겨 넣었다.
                                                 The traveler’s face is rolling with wind and   바탕은 구체적 형상 없이 오색을 사용하여 무
                                                 jiggling with wave                   위적으로 도포하였으며,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
                                                                                      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2. 참나 眞我 True self, 캔버스에 아크릴,        이는 내가 느낀 바에 따라 유구한 동양문화를
                                                 600x600mm                            발전시킨 유불도사상은 가리키는 손가락과 언
                                                 우주를 떠돌던 티끌 하나                        어가 각각 다를 뿐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인류
                                                 천지사이 바람결에 떠돌다가                       의 행복을 귀결 처로 일치한다는 나의 소신을
                                                 만 갈래 인연 끌어 내 몸에 들었으니                 표현한 것이다.
                                                 애초에 내주인은 허공이려니                       아울러 경문에 대한 이해와 인식마저 편견의
                                                 宇宙中飘荡的一粒尘埃                           근원이 되거나, 마음을 구속하는 족쇄가 되어서
                                                 天地之间随风浮沉                             는 안 되기에, 깨달음 뒤에 남아있는 언어와 형
                                                 牵着千万缕因缘走进我的身体                        식은 모두 잊어버려야 한다는 ‘得意忘言’의 의
                                                 原本我的主人就是虚空                           미로, <반야심경> 전문을 새긴 위에 없을 무자
                                                 Going around the universe            (無)와 마음 심자(心)를 결합하여 전문을 거의
                                                 Wandering with wind between the heaven   덮을 만큼 크게 새겨 넣었다.
                                                 and the earth                        결국 성경이든 심경이든, 공자든 노자든 진리
                                                 The mote comes into my body following   를 전하는 모든 경전의 수용과 효용 여부는 사
                                                 the Karma                            람마다 마음의 문이 열리고 닫힘에 달려있으며,
                                                 Only the empty sky is my lord        행복과 불행의 문제 역시 이와 같음을 의미한
                                                                                      다고 하겠다.
                                                 3. 천·지·인 天·地·人 Heaven, Earth and
                                                 Human, 캔버스에 아크릴, 600x600mm           5. 융 融 Convergent, 블록에 아크릴칼라,
                                                 은하수별을 따다 달 그릇에 비벼내고                  1,800x1,200mm
                                                 무지개 끌어다가 문밖에 걸었으니                    전문을 초서로 새기고, 작품의 중간 윗부분에
                                                 길 찾는 나그네 쉬어갈만 하리라                    법성게의 핵심어인 ‘圓融’의 ‘融’자를 고문으로
                                                 摘下银河的星星揉进月碗                          새기고, 융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五方色을 조
                                                 拉下一条彩虹挂到门外                           화롭게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아래에는 노자의
                                                 寻路的旅人啊,不妨进来休息片刻                      ‘和光同塵’을 고문으로 새기고, 진리, 신, 이성
                                                 Inscribing Colors                    등을 상징하는 붉은 색으로 표현하였다.
                                                 Melted By                            이로써 유불도의 사상 및 가르침이 언어만 다
                                                 Soulful Sword of Sincerity           를 뿐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깨달음과 인류의
                                                 Mixed With                           행복을 위한, 입체적 사유를 지향함을 표현하고
                                                 Faith for YungHwa Painting           자 하였다.
                                                 Which is                             화면의 바탕은 생명의 근원, 지혜, 상서로움 등
                                                 Unfolded Under                       을 상징하는 의미로 물색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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