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이경애 초대전 2023. 2. 3 – 2. 24 금오공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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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있는 풍경 116.8x91cm Acrylic on canvas 2020
이경애 / 망각의 문을 지키는 조용한 파수꾼
이경애의 그림에는 시간을 초월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감이 담겨 있다. 태고에 시원을 둔 아니면 원시 예술의 유년기에서 유래한
형태와 색깔이 원시적인 선화(線畵)나 기초적인 문양이나 뜻밖의 기하학적인 모양을 형성하고 그것들이 화폭의 표면 위로 떠오
른다. 풍경의 단편들이 이따금씩 눈에 띄는 비밀스런 정원의 문턱에서 미묘한 감정들의 언어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다. 대지(大
地)의 황토 빛이 주조를 이루는 그 부드러운 조화는 아무도 그 무엇을 깨트리지 못한다. 간혹, 청색 혹은 적색이 터져 나와, 현시
적인 표현 과잉보다는 관조적인 내면 지향을 선호하는 그 상상적인 풍경의 아름다운 질서를 갑자기 뒤흔들곤 한다. 귀엣말로 속
내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 한 그 색조는 그저 하늘 한 귀퉁이나 바다 한 조각, 또는 나무 한 점으로 만족한다.
그의 그림에서 제기 되는 것은 무한한 것과 대화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퍼즐처럼 흩어진 회화의 기억을 재구성하
는 것이다. 회화의 이 근원적인 요소들은 우리가 하루빨리 다시 보아야 할 것들이다. 그 요소들은 바로 여기, 존재와 사물의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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