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샘가2025.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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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은 한 곳을 향하여야 행복합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발은 함께 가지만
두 발이 높아지길 탐내지 않고
늘 한 발 앞서길 양보하며
한 발은 늘 땅에 있지만
때로는 흙탕물 만나면
같이 멀리 뛰어야 하며
평생 포개지지 않아도
서로의 발자국을 지우지 않고
하나의 길을 선명하게 합니다.
같은 땅에 있어도
해가 기울수록
그림자는 길어지고
한 발이 흔들릴 때
다른 발이 큰 소리 내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며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을 듯해도
같은 방향을 보고 서면
낯선 돌부리에 채이더라도 보이지 않던 길도 열리고
한 발 탓하지 않고
다른 발이 짚어주어 길을 가게 합니다. 아무리 급해도
서로의 걸음걸이를 맞출 때
세상은 더 넓게 펼쳐지며
마지막
평생 같이 걷던 걸음이 멈추면
두 발은 하늘 향해 집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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