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전시가이드 2024년 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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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전시
씨뿌리는 날 Mixed media on canvas 116.8 x 91.0cm 2019
2023. 12. 18 – 12. 24 금보성아트센터 (T.02-396-8744, 평창동)
꿈과 소망의 생명나무 그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룬다. 그 숲에는 인간들이 한 가족이 하나가 되어 하
늘을 날며 사랑과 생명의 신비를 노래하고 있다. 사계절과 일 년, 수십 년 수백
김예령 초대전 년 수천 년의 세월을 끌어안으며 노거수(老巨樹)된 나무는 더불어 천이(遷移)
를 이룬다, 그렇게 이루어진 숲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생명들로 채
워진다. 그래서 숲과 나무는 전부를 내어 준다. 그것도 제한 없이 그 품을 생
글 : 이철규 (예원문화예술대학원 미술전공 주임교수) 명들에게 내어준다. 팍팍한 도시 삶에 지쳐 찾아온 이들도 외면하지 않는다.
기꺼이 자신을 환대의 품으로 내어준다. 사계절 어느 때고 보고 듣고 느끼며
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어준다.
김예령작가의 나무와 숲에는 사랑과 생명이 있다.
그 나무에는 살랑 부는 포근한 바람이 얹혀 있고 새들이 춤을 춘다. 이미 심 김예령작가의 숲과 나무는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사
어진 그 곳에서 묵묵히 자라 사계절을 지내며 자연의 생명을 불어주고 있는 람이 살아가는 자리와 닮은 그러나 그와는 또 다른 차원의 세상이다. 고요함
나무이다. 그 어떤 불평도 없이 그 자리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고, 좋은 곳, 좋 이 있고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질서 있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사유가 있고 회
지 않은 곳을 구별하지 않고 다가오는 그 누구도 위로하고 감싸주는 나무이 복력이 있고 생명으로 가득 찬 또 다른 자유가 있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면
다. 다른 무언가에 억지로 옮겨지지 않는 한 늘 있던 한 자리에서 영속적으 생명의 기원을 느낀다. 사계가 있는 대지의 순환이다. 인간의 한없는 안식처
로 살아가는 나무이다. 이자 돌아갈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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