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해담마을 아름다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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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글 : 풍류를 아는 독산골 배대감
불타는 태양에도 참고 찌는듯한 무더위도 참고 이제 더 맛나게 꽉 짜인 음식 메뉴 보기만도 배부른데 정겨운
는 못 참아 새벽녘 남 몰래 허겁지겁 짐 싸 들고 무작정 칼 도마 소리에 맞춰 일사불란 춤을 추니 어느새 맛난
탈출하여 네 바퀴 자동차에 몸 실어 시원한 바람과 물 음식이 한상 가득하네...
따라 도착한 곳 오지 중에 오지 해담 마을...
작은 식판 챙겨 들고 온갖 반찬 수북이 양껏 퍼서 먹는
차가운 계곡물에 잠시 발 담그고 세수하고 잠 깬 후 이 기쁨, 첫애 낳고 축하와 기쁨 속에 받아먹는 미역국만
리저리 둘러보니 산새 좋고 물 좋고 시원하니 여기가 큼이나 기쁘고 맛이 있네‥
바로 지상의 낙원일세... 흐르는 계곡물에 튜브 띄워 달궈진 몸 맡기니 이리 흔
들 저리 흔들 한여름 폭염 싫고 정처 없이 잘도 흘러가
명당자리 넓게 자리 잡아 돌 두드려 기초 잡고 골 파서 네...
구둘 놓고 지붕 덮고 우물 판 후 솥 걸어 곤로 불에 쌀
안치고 온갖 야채 듬뿍 넣어 국 끓여 내려놓고 고등어 한여름 송사리도 찾아온 손님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이
꽁치 굽는 냄새에 땀 흘리며 집 짓는 일꾼들, 허기진 배 리 왔다 저리 갔다 어쩔 줄을 모르네...
참지 못해 갑자기 들이닥쳐 허겁지겁 한술 뜨네‥ 인정없는 우리들은 낚싯줄에 어항 놓아 맛난 먹이로 유
준비 없이 차려준 밥 왜 이리 맛이 있나 내 어릴 적 자주 인하고 많이 잡길 기원하며 밥까지 내다 먹고 긴 시간
먹던 우리 엄마 젖 맛일세‥ 기다린 후 낚아보고 들어보니 한가득 퍼득대며 살려달
라 애원하네
맛난 과일 후식으로 푸짐한 대접은 나라님이 따로 없네 잔인한 우리네들 잡혀줘서 고맙다며 배 가르고 손질하
우쭐한 이 기분도 잠시 온갖 설거지 높이 쌓아 챙겨들 여 얼큰하게 요리하여 한 그릇에 여름 가네...
고 힘겨히 가야 할 우물가는 늘어진 텐트 줄과 험한 자
갈길은 왜 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지... 무덥고 이글대던 뜨거운 태양은 울창한 숲 바람과 계곡
물에 한풀 꺾여 여름인지 가을인지 아침저녁 선선한 바
수돗가 도착하여 힘들다는 하소연할 새가 어디 있나! 람에 맥을 못 추네... 재미있고 즐거운데 질투인지 훼방
음식물 분리하고 수돗물에 튀는 찌꺼기가 온몸에 범벅 인지 비바람이 웬 말인가 비 올 땐 우비 입고 우왕좌왕
이네‥ 내무장관들의 밝은 표정은 나의 행복이라 생각 고랑 파니 그 모습이 재미있고 바람 불 땐 정신없이 휘
하며 수세미 움켜쥐고 돌아가는 빠른 손은 애처로워 못 날리는 텐트 고정 너무너무 재미있네, 바람에 날아갔나
보겠고, 혹 퇴짜 맞을세라 헹구고 또 헹구는 모습은 차 빗물에 내려갔나 여름이가 안 보이네...
라리 집구석에 무더위와 딩구는 게 백번 천 번 낫겠다
고 우리끼리 말하지만 후회한들 소용없어 자포자기하 해 기울어 컴컴이 드리운 마당에 모닥불 피워놓고 둥그
지마는 그것만은 알아주길... 렇게 둘러앉아 반짝이는 얼굴 마주 보며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와 먼 옛날 멍석 펴고 수제비 장국 한 솥 끓여 한
즐거움에 바빴던 하루를 보내고 단잠을 청해보네 이집 양푼 퍼다 놓고 가족들 둘러앉아 열무김치에 맛있게 먹
저집 코골이 향연에 벌써 새 날 새벽 여기저기 부스럭, 고 저 멀리 촘촘히 뜬 별나라 이야기와 추억 여행하는
덜거덕 산새 주변엔 물안개가 자욱하여 아직 기상 전이 사이 기세등등 쌩쌩하던 여름이 모닥불 주위에 눈치 보
라 수줍어 바닥만 살짝 보여주는데 주책없이 일찍 일어 며 맴돌더니 아쉬운 듯 미안한 듯 내년을 기약하며 살
나 이것저것 안 보인다 걷어달라 떼를 쓰니 잠 많은 물 짝 웃는 눈 인사 후 보따리 싸는 모습이 아쉽기도 하지
안개 어찌할 바 모르고 얼굴만 붉히는 듯... 만 처량하고 애처롭네 수고했다 잘 가라... 내년에도 우
리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여름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