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4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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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름다운 세상 162X130cm Mixed media on canvas
한 독특한 공간개념을 보여준다. 사람 대신 과일로 가득한 배가 등장하 올려다보는 형상이어서 왕눈이가 한층 크게 보인다. 이러한 시점의 변화
고, 그 배를 호위하듯 돌고래들이 춤춘다. 이러한 소재 배치 및 구성은 어 로 만들어진 왕눈이 부엉이는 앙증스럽고 사랑스럽다. 천진무구한 표정
린이의 천진무구한 상상이 지어내는 세상 풍경임을 말해 준다. 의 두 눈은 무 원죄의 세상에서 온 천사처럼 보일 지경이다.
소재의 집적, 즉 군집은 현대미학의 보편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과일이나
무언가에 내 몸을 싣는, 즉 차가운 시멘트나 아스팔트에 지친 심신을 물 왕눈이 부엉이를 담은 카드 모양의 단편적인 이미지를 집적하는 구성은
위나 하늘에 띄운다는 건 확실히 설레는 일이다. 일련의 여행을 주제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상상을 촉발한다. 왕눈이 부엉이가 동그란 달 모양
하는 그림은 그런 설렘을 부풀린다. 여기에다 배가 있는 바다에는 당연 으로 모여 있는가 하면 집을 상징하는 오각형 공간을 가득 채우기도 한
하다는 듯이 돌고래가 함께 한다. 배와 돌고래의 대비는 어린이의 시점 다. 이러한 공간 설정은 조형적인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가 하면, 지친
에서 출발한다. 사람들로 가득한 배와 그를 호위하듯 춤추는 돌고래들 심신을 정화한다. 부엉이를 비롯하여 과일과 꽃, 우체통, 선물, 커피, 아이
의 모습은 흥겹기 그지없다. 배와 돌고래가 함께 가는 여행은 상상만으 스크림, 시계 등 일상적인 소품으로 채운 카드 이미지는 하나의 독립된
로도 유쾌하다. 단위이다. 이들 소재가 담긴 카드를 집적해 놓은 화면은 전면회화의 형
식에 부합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형식적인 질서는 향후 그의 작업이 가
최근 작업에서 나타난 부엉이 캐릭터는 그가 즐기는 소재의 하나인데, 소 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재의 반복적인 배치 및 집적은 전혀 다른 시각이다. 달을 배경으로 하는
왕눈이 부엉이 캐릭터는 아기 모습인데, 귀엽기 짝이 없다. 더구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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