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김상옥 초대전 2025. 8. 13 – 8. 19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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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페르소나 김상옥

        - 신체적 역경을 이성과 의지로 책임지는 주체의식


        미술은 감정을 다양하게 표출한다. 같은 사물을 보면서도 인식이 다를 수 있으며,           쇠파이프가 몸을 관통하면서 골반을 통해 질을 뚫고 허벅지로 나와 왼쪽 어깨가 탈
        표현방법에 따라 직접적인 표현인가 간접적인 표현인가에 따라 사람마다 심미의식             골되었고, 오른발은 으깨졌으며 11부분으로 쪼개지고 쇄골과 갈비뼈, 골반과 척추
        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미술에 있어서 심미모식(審美模式)은 다르면 안 된다.          가 부러졌다. 이러한 고통을 겪으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칼로는 자신의 신체를 모
        왜냐하면, 미술은 모든 사람의 정신 영역에 에너지가 되고 힐링이 되는 매개가 되           티프로 자신의 부서진 신체를 그렸다. 심지어는 뱃속에 있어야 할 장기까지 끄집어
        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통 인식구조도 주관적 판단과 객관적 판           내어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같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던 칼로의 감정은 삶에 대한
        단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예술의 특성이다. 이러한 경향을 Jㆍ원드와 Wㆍ분트는           공포심, 증오감, 노여움, 두려움, 슬픔, 좌절감, 혐오감을 표현한 것이다.
        감각은 객관적이며 감정은 주관적이라고 구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 김상옥은 신체적 역경은 일시적인 아픔이었지만 이성과 의지를 갖
        김상옥이 말(horse)을 그리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인 자유로운 사유이다. 자신이 할        고 자신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행동적 주체의식을 고착시킨 것이다. 이러한 감
        수 없는 것을 말의 역동적인 힘찬 에너지에 비유하면서 스스로 역경을 극복하는 지           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힘의 상징인 말의 역동성(力動性)이었다. 힘의 에너
        혜를 페르소나라는 그리스 언어로 대변하고 있다. 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이 언          지를 상징적으로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여기에서 주장하는 것이 은유
        어를 차용한 것은 아픈 다리로 고통을 받으면서 응용하게 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           성과 페르소나(persona)였다. 그러므로 칼로와 같은 불행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
        다. 많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이 언어의 어원으로는 ‘가면 또는 외적 인격’이라는          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혜와 자유의사를 갖는 독립된 인격적 실체를 표현
        의미를 갖고 있지만, 많은 석학들이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상옥은 자신의 정신          하고 있다.
        적 내면의 고통을 외부의 말이라는 개체에 비유하여 지혜로운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처음으로 시도했던 사상적 표출이 going together라는 동행 의식이며, 이번에는
                                                               fun together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두 사상은 공존공생이다. 인간이 혼자
        감정은 정서적이고 정동적이다. 스스로 억제할 수도 있고 주체할 수 없는 경우도 있          는 사회성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명만 있어도 사회개념이 형성된다. 함께
        다. 그래서 감정에 의해 분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 정신적인          가고, 함께 즐긴다는 것은 인간이 추구하는 사회성 행복론이다. 그러니까 김상옥은
        작용이다. 이것이 미술에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김상옥은 내형식과            함께라는 공동의식을 강조하면서 즐거움을 만들어 나가는 메신저 역할을 작품을
        외형식의 표현 요소들을 어떤 방법으로 변화시키고 통일시켜 주어야 조화될 수 있            통해 전파하고 있다.
        는가 고심하면서 감정을 억제하고 미적 회화에 집중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간만의 공존공생이 아닌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에 적용하면서 작품
        일례로 멕시코의 세계적인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보면 감정이 어떻게 미            에 응용하고 있다. 말과 나비의 공생, 말과 새와의 공생 또한 어떠한 생명체도 함께
        술로 표현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칼로는 6살에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에 불구가 왔          행복을 공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작품에 담겨 있다. 그리고 구성에 있어서는 역동
        고, 18살에는 그녀가 타고 있던 버스가 전차와 부딪쳐 승객용 손잡이에 달려있던           적이며 유동적인 말의 움직임에 기하학적 선을 구성하여 강함과 부드러움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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