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생명의 샘가 2022. 9-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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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가을

                       날선 바람에도
                       질기게 붙어 있었는데
                       가을바람에

                       나뭇잎은
                       항복하고 땅바닥에
                       하나 둘 엎드립니다.

                       여름내
                       그늘 주었건만
                       떨어지면


                       등산객은
                       가을바람보다
                       더 무거운 발로 짓밟습니다.

                       단 한 번도
                       욕하지도
                       해코지도 안했는데

                                                   떨어진 나뭇잎
                       그저                          세는 사람 없고
                       가는 길에 떨어졌다고                 열린 잎 셀 수 있는 나무 많지 않지만
                       아무 생각 없이 밟습니다.
                                                   마지막 잎에
                                                   늙은 가을이 걸려있으면
                                                   그때야 나뭇잎을 알아봅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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