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가을
날선 바람에도
질기게 붙어 있었는데
가을바람에
나뭇잎은
항복하고 땅바닥에
하나 둘 엎드립니다.
여름내
그늘 주었건만
떨어지면
등산객은
가을바람보다
더 무거운 발로 짓밟습니다.
단 한 번도
욕하지도
해코지도 안했는데
떨어진 나뭇잎
그저 세는 사람 없고
가는 길에 떨어졌다고 열린 잎 셀 수 있는 나무 많지 않지만
아무 생각 없이 밟습니다.
마지막 잎에
늙은 가을이 걸려있으면
그때야 나뭇잎을 알아봅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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