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장국철 개인전 2024. 6. 11 – 6. 22 강릉아산병원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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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져간 빛바랜 색감에 빠지고, 두텁게 쌓인 먼지 속에서 빠꼼이 드러내는 시간
           흔적들의 끼에 반하여 붓을 잡고 시간을 초월한 그들과의 정(情)을 화폭에 담기를 시도
           한다.


           세월에 떠밀려 기억에서 멀어진 정겨운 것들에 대한 그리움은 작가의 가슴과 뇌리에 늘 남아 맴
           돌고 그 시대적 정서에 다다라 깊이 잠기곤 한다. 그 이유는 저마다의 소재들과의 관계로부터 생
           성된 애환과 정(情)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고가(古家)의 헛간에 자리한 세월을 한껏 머금은 지난날의 가재도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때론 인사동 골동품가게 구석에 놓인 채 지나간 세월을 노래하는 소박하고 투박한 그릇들과 항
           아리 등 옛 생활 도구들을 눈여겨보고 그들로부터의 애환과 정겨움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시간 삶 현장 누군가의 정든 손길에서 벗어나 저버려진 것이 되어 세월의 먼지 옷을 걸친 장
           독이나 옛 도구들의 정감에 반한 작가는 그 소재들이 쓰였던 지난 시간을 거슬러 그들의 시대적
           정서를 느끼며 마음을 열고 소재들의 과거와 깊은 만남의 시간을 가진다. 지난 시절 한번은 접했
           을 것 같은 감정에 끌려 시간을 초월한 그들과나눈 정(情)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시도한다.


           세월이 안겨다 준 빛바랜 색감에 빠지고, 두텁게 쌓인 먼지 속에서 빠꼼이 드러내는 시간의 흔적
           들의 끼에 반하여 붓을 잡고, 소재들이 품은 옛 주인의 질고와 애환을 느끼며 그 감정을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에 푹 빠진다.


           작가의 작품 소재로 선택되어 화폭에 옮겨지면서 또 다른 역사에 참여한다는 기대를 머금은 순
           간부터는 ‘지나간 것들’, ‘버려진 것들’을 결코 ‘잊혀진 것들’이라고 말하지 않음이 마땅하다고 생
           각한다.


           지난날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지고, 누군가의 손길에 쓰임을 받다가 세월이 지난 오늘날
           작가의 붓놀림을 통해 소재 되어 화폭에 담겨 되살아 현존 되고 먼 훗날 그림 속의 주인공 되어
           남겨져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그림 그리는 작가의 견해는 지나간 것(작가의 그림 소재)들이 안겨
           다 주는 의미와 가치는 생각 이상의 가치 있음이 다행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작가의 작품에 표현된 소재들은 작가의 수명을 훨씬 넘는 상상 이상의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라
           감히 기대한다.


                                                                    - 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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