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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받기 위해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의 도움으로 아버지 이삭을 속입니다.
야곱의 두려움(11-12) 야곱은 아버지를 속이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어머니 리브가
에게 호소합니다. 신앙 양심에서 우러난 두려움이 아닙니다. 그런 신앙 양심은 훗날
연단을 받고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개명된 이후에나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단지 아
버지를 속이려던 일이 탄로날까봐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털이 많은 형 에서와 달리
야곱은 매끈매끈한 사람이기에 속이려다가 탄로가 나서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발꿈치를 잡았다’라는 그 이름의 뜻대로 야곱은 욕심이 많은
데다가 소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은 오직 하나님의 축복만이 영원한
축복이라고 믿고 간절히 바랐습니다.
리브가의 적극적인 개입(13-17) 리브가는 야곱이 축복을 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라고 확신했습니다(창 25:23). 그래서 야곱이 축복을 받도록 적극 개입합니다. 하지
만 리브가의 목적은 선하였지만 방법은 옳지 않습니다. 리브가의 방법은 가장인 이
삭을 속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집사람 야곱을 들사람 에서로 변장시키고, 염소 새
끼 요리를 사냥한 고기 요리라고 속이고, 에서의 좋은 의복을 야곱에게 입혀 에서라
고 속이고, 매끈매끈한 야곱에게 가죽옷을 입혀 에서라고 속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에서의 옷으로 아버지를 속인 야곱이 훗날 옷으로 자기의 아들들에게 속습니다(창
37:31-33). 이삭의 어두운 시력이 빌미를 제공했지만, 리브가와 야곱의 속임은 하
나님 보시기에 옳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이를 묵인하신 이유는 이삭과
에서가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를 거스른 반면(창 25:34), 리브가와 야곱은 하나님
의 역사경영에 순응하였기 때문입니다.
야곱의 거짓말(18-19) 어머니 리브가의 말에서 힘을 얻은 야곱은 아버지 이삭에게
대담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먼저 자기가 맏아들 에서라고 하고, 아버지께서 명하신
대로 사냥한 고기로 요리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난후 “아버지 마음껏 내게 축
복하소서”라고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가볍게 여긴 에서의 망령됨에 반해 야
곱은 하나님의 축복 받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속이는 이 방법이 하나님 보시
기에 옳지 않기에 그는 이후 자신보다 더 교활한 외삼촌 라반을 통해 20년 이상 속
임을 당합니다(창 31:38, 41). 목적이 방법을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목적을 앞세워 옳지 않은 수단을 정당화했던 적이 있습니까?
아주 먼 옛날에 심성 착한 처자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시어머니가 밥하라고 주는
쌀은 너무 적어 식구들 밥도 모자라는 형편이라 며느리는 매일 굶다시피 하면서 그나마 솥에 붙은 누룽
지를 불려서 부엌에서 먹었는데, 어느 날 이 광경을 시어머니가 보고 식구들은 안 주고 저 혼자 부엌에
서 한바가지 씩이나 밥을 먹는다고 야단치며 솥을 아주 작은 것으로 바꿔주었습니다. 그 뒤부터 작은 솥
에 밥을 짓다보니 누룽지까지도 식구들이 먹어 며느리는 불쌍하게도 굶어 죽고 말았습니다. 며느리의
영혼이 소쩍새가 되어 지금도 시어머니를 원망하지 않고 솥이 적어서 굶어죽었다고 소쩍~ 소쩍~ 하며
울고 있다는 일화가 마음을 울립니다. 그랬던 세상을 이렇게 모두 바꾸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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