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샘가 2025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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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도 나를 위한 자리입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한낮
               무거운 햇살 아래
               나무는 그늘로 나를 감싸며

               바람은
               말없이 스쳐 가며
               피곤한 마음에 손을 얹고

               그늘은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나를 숨 쉬게 합니다.

               사람들
               북적이는 피서지 아니어도
               혼자 앉은 시간은 흐르고
                                            누구도
               고요한                          묻지 않는 오후 속에서
               물결처럼 밀려오는                    나는 오랜만에 나에게 말을 걸고
               혼잣말이 오히려 따뜻하며
                                            쉼은
               적막은                          멈춤이 아니라
               비어 있음이 아니라                   다시 나를 채우는 은총의 틈이며
               비워냄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늘도
                                            누군가 만들어준
                                            은혜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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