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종사총람 수정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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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기뻐하여 좌우(左右)(하신)에게 이르기를,「이는 어찌 하늘이 나를 도와 아들을
내려주신 것이 아니겠는가?」하고 이에 거두어 길렀다. 장성함에 미쳐 총명하고 지략(智
略)이 뛰어난지라 이에 알지(閼智)라 이름 하였고, 금빛 나는 궤에서 나왔으므로 김씨(金
氏)로 성(姓)을 삼았으며 시림(始林)을 계림(鷄林)으로 고치고 인하여 국호(國號)로 삼았
다. 그리고 태자(太子) 강조(康造)의 딸로서 아내를 삼게 했으니, 이는 곧 마정부인(摩貞
夫人) 석씨(昔氏)이다. 칠세손(七世孫)에 이르러 미추(味鄒)가 첨해(沾解)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상고하건데 옛날 고조선(古朝鮮)의 유민(遺民)이 동해(東海)의 변두리에 거주하여 여섯
마을을 이룩하고 각기 촌장(村長)이 있었다. 한선제(漢宣帝) 오봉(五鳳) 원년(元年) 임자
(壬子:신라혁거세원년 서기전57년)에 고허촌장(高墟村長) 소벌공(蘇伐公)이 양산(楊山)에
올라 나정(蘿井)의 수풀 사이를 바라보니 용마(龍馬)의 상서가 있으므로 가서 살펴본 즉
태보(胎褓)가 있어 알과 같고 박(匏)과 같거늘 쪼개어 박씨(朴氏)의 시조(始祖) 혁거세(赫
居世)를 얻었다. 나이 칠세(七歲)에 숙성(夙成)하고 지혜가 뛰어나더니 십삼세(十三歲)에
미쳐 육부장(六部長)이 추대(推戴)하여 임금을 삼았다.
〇 파사국왕(婆娑國王)이 여국왕(女國王)의 딸을 맞이하여 태기(胎氣)가 있더니, 칠
년만에 큰 알을 낳았다. 임금이 말하기를「사람이 알을 낳았으니, 이는 상서롭
지 못한 일이다.」하고 비단에 싸서 독(櫝)속에 넣고 배에 실려 축사(祝辭)하기
를「아무데든지 연분 있는 곳으로 가라.」고 하였다. 처음 금관국(金官國)(가락
국)에 이르렀는데 괴상히 여겨 받아들이지 않았고 진한(辰韓)의 아진포(兒津浦)
에 도착하니 노구(老嫗)가 건져내어 독(櫝)을 열고 석씨(昔氏)의 시조(始祖) 탈해
(脫解)를 얻어 수양(收養)하였다.
장성하매 풍채(風采)가 청수(淸秀)하고 지식이 뛰어나니 남해(南解)가 딸로서 댁
을 삼아 주었다. 유리왕(儒理王)이 훙(薨)하매 추대(推戴)하여 임금을 삼았다.
아! 우리 김씨의 시조(始祖)가 또 계림에서 탄생하여 드디어 박씨(朴氏) 석씨(昔
氏)의 대통(大統)을 이었으니, 삼성시조(三姓始祖)의 탄생은 대개 천명(天命)인
즉 하늘 땅 사이의 밝은 정기(精氣)가 배태(胚胎)되어 거연(居然)히 이룬 것은 태
초(太初)에 사람이 생겨난 도(道)인가 한다.
(報本壇誌 234~236)
제1편 연원기(淵源記) 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