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의미衣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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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 관계 ]



              ‘옷을 통해서 보이는 이미지나 이 사람에 대한 생각이

               시시각각 변할 수가 있구나  하는 걸 좀 느꼈던 것 같아요.’





















               자신에게 옷은 어떤 의미인가요?                        옷이 삶에 영향을 미친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에게 옷은 사고 싶을 때 바로 사서 입는 건데 오             대학 졸업 후 스타트업에서 영업 관련 업무를 담당
               랜만에 해외 직구를 해보니 30일이 걸리더라고요.              했었어요. 그때 제가 옷을 편하게 입고 다녔었는
               기다려지기도 하고 설레는 마음도 들었어요. 그래               데 대표님이 미팅이 있으면 셔츠나 구두, 깔끔한 재
               서 택배가 왔다고 했을 때 일찍 퇴근하고 싶고 약간             킷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런다

               의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고 월급 올려주고 이럴 것도 아니고 사줄 것도 아
                                                        니지만 그런 마인드를 좀 배웠던 것 같아요. 누군가
               또 저희 회사는 다들 편하게 입고 다니거든요. 슬리             를 만나고 영업을 할 때의 복장. 집에서 씻고 셔츠
               퍼 신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최근에 한번 머리도              를 다리고 깔끔하게 입고서 나갈 때까지의 과정에
               만지고 셔츠도 입고 구두도 신고 갔어요. 그랬더니              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잖아요. 단순히 그냥 막연하
               회사 사람들이 오늘 뭔 일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게 내 노동력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애티튜드부터
               옷을 통해서 보이는 이미 지나 이 사람에 대한 생각             집에서 준비해서 나간다는 걸 배웠어요. 그런 측면
               이 시시각각 변할 수가 있구나 하는 걸 좀 느꼈던              이 좋아져서 저도 요즘은 미팅이 있으면 셔츠도 다

               것 같아요.                                   리고 깔끔하게 입으려고 하거든요. 그랬을 때 미팅
                                                        이 좀 더 잘 되는 느낌도 받고 프로 의식을 가지고
               주변에 반응해서 옷을 입으신 적 있나요?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적 도구가 됐다는


               주변에서 뭐 입으면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생각이 들어요.
               조언을 해주잖아요. 물론 뭐 그 사람이 사줄 건 아             삶을 바라보는 태도? 만약에 애인의 부모님을 만난
               니지만. 그런 거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그              다든지 이런 중요한 자리들이 있으면 다들 슬리퍼
               정도로 얘기할 정도면 한 번쯤 입을 생각이 있는 정             끌고 가지 않고 깔끔하게 입으려 하고 옷도 사고 그
               도인 것 같아요.                                러잖아요. 그런 식의 영향을 주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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