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의미衣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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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 : 부름 ]



              ‘신이 나를 불러줬고, 나는 신에게 응답하였다.

               단지 인간의 결정만으로는 될 수 없다고

               신부들은 생각해요.’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인상 깊게 본 뮤지컬은 무엇인가요?

               저는 열정이 남들보다 뒤지지 않아요. 이 열정은 수             500의 30이라는 뮤지컬이요. 제목에서 드러나는
               업으로 표출하죠. 가톨릭대학교는 종교색이 짙은                것처럼 보증금 500의 월세 30. 지극히 평범한 서민
               과목이다 보니 첫 수업에 호불호가 갈려 힘들거든               들의 이야기예요. 계층 간의 갈등이라는 무거운 주
               요. 학생분들의 지향과 상관없이 모든 것을 퍼준다              제를 유쾌하게 잘 풀어냈고 인생에 있어 돈이 전부

               는 마음으로 다가갑니다.                            가 아니라는 것을 전달하는 내용입니다.
               교수 연구실이 사랑방 같은 개념이 되었으면 좋겠어
               요. 항상 학생분들을 위해 과자를 준비해요. 시험 기            부모님과 함께 봤는데 나이가 80세 정도인 부모님
               간에는 간식이 아니라 시험의 지친 학생들에게 작은              도 공감했고 청년들도 모두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
               위로를 해주고자 끼니를 채울 수 있는 것을 준비합              기예요.
               니다. 예를 들어 피자를 시켜 먹거나 컵라면은 상시
               준비해요. 보통 학기에 1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오             어떤 이유로 신부라는 직업을 선택하셨나요?
               는데 이번에는 30명밖에 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저도 일반 대학교에 다녔고 4학년이 되었을 때 미

                                                        래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전공도 굉
               최근에 빠져있는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았어요.

               금요일마다 혜화에 있는 성심교정에서 수업하는데
               생동감 있게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는 수단 중에 하             죽기 전에 내 삶을 돌아보면서 의미 있게 살았다고
               나로 연극을 봅니다. 저에게 삶을 의미를 던져주는              생각할 수 있는 내 미래는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했

               내용이 많아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요. 신부가 된 사람들은 자신이 결정을 하지만
                                                        ‘신이 나를 불러줬고, 나는 신에게 응답하였다.’라
               배우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티켓값                고 말합니다. 단지 인간의 결정만으로는 될 수 없다
               이 저렴해서 자주 보고 있어요.  한 달의 한 번은 꼭           고 신부들은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여기까지 오
               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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