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2023서울고 35회 기념문집fo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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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한결같은 정성으로 결코 포기하지 않는 환희와 자유에 대한 집념이 그의
일생의 모토인 암흑에서 광명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돈많은 귀족들의 작곡의뢰에는 까다로운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작
곡을 해주지 않거나, 공공연히 인색하다는 소문을 퍼뜨려 망신을 주는가 하면,
길가던 농부악단이 작곡을 부탁하면 흔쾌히 무료로 작곡을 해주곤 하였다.
자존심의 표출 또한 종잡을 수 없었다. 그는 항상 자신이 최고임을 자부하였
으며 심지어 왕자가 불러도 가지 않았다.
왕자는 한시대일뿐 자신은 시대를 넘어선 예술인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추
후 후배 음악가로 (당시에는)베토벤을 뛰어넘어 전 유럽을 휘어잡은 로시니가
베토벤을 찾아 갔을 때, 슈만의 표현으론 독수리 베토벤은 나비 로시니가 행여나
다칠까봐 조심조심 발톱을 가리고 부드럽게 그를 배려했다고 했듯이 그의 행동
은 예측을 할 수 없었다.
과연 베토벤의 정체는 무엇일까?
낮엔 괴팍하고
무례하고 변덕스
러우며 밤에 작곡
을 위해 피아노 앞
에 앉았을 때는 마
치 십자가를 짊어
진 성직자의 모습
이었던 베토벤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인가? 아니면 마법의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기 위해 짐승의 가죽을 걸치고 돈키
호테와 같이 돌진하는 암흑의 기사인가?
168 _ 서울고 35회 졸업 40주년 기념 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