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書·畵·寫 솜씨展
해파랑 길 – prelude
바람이 나를 불러 세웠다.
해 지는 곳에서 바람은
푸르게 불어 김기형 (10반)
속살에 닿을 때마다 서늘했다
바람에 밀려 해가 떠오르면
나는 어깨를 들어 올린 채
매일 아침 어색한 모양을 하고
다시 발을 내민다
한 발 떼면 다시 따라오는 한 발
백만 번 발을 떼어
몸에 품고 나서도
바람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어서
시린 이를 흔든다
바람이 습기를 머금어
굽은 등을 받쳐줄 무렵
파도를 부수며 바람이
비로소 멎는다
바람이 다시 나를 세운다
191 _ 4060 우리들의 3色5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