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여영난 도록 전자책150x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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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작가의 눈
사물을 보는 시각은 8옥타브의 피아노 건반과 같다. 짧은 시간이
지만 얼마나, 어떻게 두드리느냐에 따라 환상의 음률이 흐르듯,
변화무쌍한 시각은 예술인의 심상을 달구는 모체가 된다. 예술과
창의력이 꿈틀거리는 프랑스 파리가 그랬다. 몽마르뜨에서 제2
의 피카소를 꿈꾸는 많은 화가의 무궁무진한 개성과 에피소드가
그렇듯이 안 좋은 상황에서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 현실과 동
화되어 살아가는 낙천적인 눈을 가져보자. 파리에서는 어디서든
우뚝 솟은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이 에펠탑은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이 프랑스 대혁명 기념 100주년 행사에 당첨되어
지어진 건물인데 18038개의 금속부품은 6400톤에 달한다. 이
철탑은 2백5십만 개의 못 구멍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실패한다
고 할 만큼 구조물을 제대로 조립하기 위해선 수천 번의 계산이
필요했다. 이런 복잡하고 무모한 철 구조물을 보고 의견들이 분
분했고 프랑스 사람들이 에펠탑이 파리를 망가뜨린다고 했다. 그
중 모파상이나 피카소를 비롯한 일부 작가와 예술가들은 에펠탑
의 건축을 자연훼손이라며 결사반대를 했다.
크고 작은 논란 끝에 드디어 에펠탑은 완공되었다. 지금도 프랑
스 대혁명일이 되면 에펠탑 근처에서 여러가지 행사가 치러지는
관광명소가 됐지만 에펠탑은 많은 일화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의 일꾼들은 겨울이면 꽁꽁 언 골조에 몸의 일부가 달라붙었고
떼어내려면 살갗이 몽땅 벗겨져야 했다. 또 여름에는 철골구조
이기 때문에 철이 팽창하여 높이가 높아지기도 했다. 어떤 사람
은 자신이 발명한 낙하산을 실험하기 위해 뛰어내리다가 죽기도
했고, 어떤 이는 에펠탑 다리 가운데를 비행기를 타고 지나갔으
나 에펠탑 다리에 부딪쳐 화염에 휩싸인 채 사망한 일화도 있다.
에펠탑에는 3개의 전망대가 있으며, 1층에는 철거를 주장했던
작가 모파상이 자주 와서 식사를 하던 레스토랑이 있다. 여기에
서 식사를 하는 모파상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물었다. 에펠탑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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