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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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혼”
1 2 3 2. “도시춤악대”
은 작은 인형을 유모차에 태우고 아내를 찾아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갖 3. “애 엄마를 찾습니다”
가지 해프닝을 벌이는, 심봉사와 심청이의 현대판 “애 엄마를 찾습니다”를,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고재경 마임쇼”를 공연했다.
앞엣것은 소박했고, 뒤엣것은 사실상 걸립공연이었다. 극단 소월길 위의 비
닐하우스의 “어떤 남자에게 일어난 일”과 체홉의 단막극을 기반으로 한 “청
혼”은 거리에서 공연하기 위해 기존 연극의 줄거리와 연기를 다소 단순화
시킨 공연이었다. 극단 행복자의 “퓨전 마당극-행복한 리어카”는 기존 마
당극의 현대화 혹은 확장을 시도했고, 언더 더 브릿지의 “도시춤악대”는 흥
겨운 음악과 춤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흥을 돋웠다.
이 해 해외작품은 커다란 사회적 이슈를 강렬하게 표현하여 관객들에게 깊
은 인상을 심어주는 대규모 작품이 없었다. 이는 축제예산의 감소와 유로화
대비 환율의 상승이라는 요인 외에 대규모 작품이 제작되지 않는 세계 거
리예술계의 흐름 때문이기도 했다. 국내공연에서 공연예술의 각 장르들이
서로 혼합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특히 젊은 공연예술인들이 참가하
는 자유참가작에서 많이 나타났는데, 이들은 연극과 무용, 영상, 음악, 미술
들을 서로 섞는 새로운 실험들을 시도하면서 미래의 공연예술을 제시하고
자 하였다. 비록 공연의 완성도가 부족하고,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데 아직
낯설기는 했지만 축제의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