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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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15회 과천한마당축제 3 1. “장대장타령”
2.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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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 4. “흘림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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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 개막공연은 재담소리연희단의 “경기재담소리_장대장타령”이었다. 이
단체는 경기소리와 재담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으며, 무당 출신이었던 장
대장의 아내가 우연히 굿판을 보고 신명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한판 크게
노는 바람에 신분이 들통나고 만다는 “장대장타령” 역시 서울·경기 지역
의 전통연희 중 하나였다. 공연은 소리와 익살스러운 재담으로 축제의 흥
겨운 개막에 힘을 실었으며, 과천의 지역성을 드러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었다.
이외에 국내 공식참가작은 12편으로, 마당극, 거리극, 거리무용, 공중무용,
거리영상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되어 거리예술축제로서 어느 정도 제 모습
이 갖춰졌다. 연희집단 The 광대의 “흘림낚시”와 극단 노나니의 “현제와
구모텔”(자유참가작), 극단 걸판의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는 전통연희
와 판소리를 이용하여 오늘날 현대인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전통문화의 현
대화라는 과제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었다. “흘림낚시”는 춘천마임축제
와의 야외극 공동공모에 선정된 작품으로, 직장인들의 삶을 어부의 작살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가짜 빛을 찾아 쫓아다니는 오징어 떼에 빗대어 풍자
하였다. 특히 이 공연은 공연자들이 대학에서 전공한 전통연희를 이용하여
창작을 시도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다. 다만 공연을 구성한 네 장면이
에피소드처럼 나열되어 서로 연결점이 없었고, 형식에서도 일관성이 없었
으며, 주제의식도 다른 국내 공연들처럼 다소 진부했다. “이웃에 살고, 이웃
에 죽고”는 시골에서 이사 온 한 가족이 도시생활에서 겪는 악전고투를 통
해 이웃을 상실한 도시의 삭막한 삶을 고발하였다. 극단 서울괴담은 쓰레기
장에 사는 노파를 중심으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서 “도시괴담”이라는 제목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댄스씨어
터 창은 줄 서커스를 합류시켜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똥개”에 비유하였다. 약자들은 하찮은 것을 놓고 서로 적이 되어
치열하게 다투고, 또 그들 사이에 강자와 약자가 구분되면서 다시 상하계급
구조가 생겨난다는 이야기가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펼쳐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