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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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나르시스의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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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불을 사용하는 작품이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와 스너프 퍼펫(Snuff
Puppet, 호주)의 “쏭노인 퐁당뎐”은 국가간 거리예술공동제작과 유사한 사
업으로, 스너프 파펫이 인형제작을 주도하고, 공연은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맡았다. 스너프 파펫 특유의 거대하고 강렬한 이미지의 인형이 어린 관객들
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정작 이야기는 잔혹하고 또 상투적인 교훈에
가까웠다. 이 공연은 애초에 시민참여형 연극을 계획했으나 평일 낮에 연습
이 진행되기 때문인지 참여한 시민이 거의 없었다.
해외공연 중 일로토피(Ilotopie, 프랑스)의 “나르시스의 관망”(Narcisse
guette)과 스튜디오 이클립스(Studio Eclipse, 벨기에)의 “저 아래 물은 얼
마나 깊을까”(Two sink, three float)는 서울대공원 과천저수지를 무대로 이
용함으로써 축제의 공연공간을 확장시켰다. 일로토피는 물에 비친 제 모습
에 넋이 나간 나르시스처럼 홀로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언제든 가라앉을 수 있는 불안한 물 위에서 다양하게 펼쳐보였다. “저 아래
물은...”은 무용수 셋이 물 위의 플랫폼과 물속을 오가며 보이는 것과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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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 것,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균형을 찾아갔다. 통제된 중앙로에
서 수많은 시민들을 맞이한 건 작사(Xarxa, 스페인)의 “마법의 밤”(Magic
Night)이었다. 어두운 밤 도심에 갑자기 형형색색의 불꽃과 경쾌한 음악이
나타난다. 변화무쌍한 악마와 황소의 환영들이 도심의 거리를 지배하면서
드럼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다. 이들의 유혹을 이겨낼 관객은 없다.
관객들이 공연자와 함께 이동을 하면서 화려한 불꽃과 흥겨운 음악의 마
법 같은 밤에 동참한다. 그런데 행렬을 이끄는 사람들을 보니 수도사가 아
닌가! 골론드리노 극단(Golondrino Teatro, 프랑스)의 줄인형극 “골론드리
노 이야기”(Jojo Golendrinoi stories)는 두 개의 이야기(“죽음의 어리석음”,
3) 이 두 공연은 해외공연이 난해하다는 여론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참
조: 2011년9월26일자 경인일보와 중부일보. 2014년 과천시 신임시장이 축제
두 달 앞두고 해외공연을 취소시키는데, 그 이유로 든 것이 난해하다는 것이
었다. 예술감독은 늘 난해하다는 지적에 시달려왔다. 모두가 함께 즐겨야 한
다는 식의 전체주의적 경향은 현대에 어울리지 않으며, 특히 예술은 개인의
취향과 감수성에 따라 다르게 감상한다는 예술감독의 주장은 잘 받아들여지
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