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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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것’이라고 다는 서문(롬 1:3a)부터 그 두 절들을 읽으면,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을 인용하면서 선재한 하나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다윗의 씨, 곧 메
시아로 탄생한 것임을 시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울이 로마서 이전에
쓴 갈라디아서 4:4~5에서 이미 사용했고, 이제 곧 이어서 쓸 로마서 8:3~4에서 사용할 ‘보
냄의 형식’(the sending formula)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선재한 아들을 보내셨다, 우리를 구원하도록 하기 위해서”(참조. 요 3:17;
요일 4:9~10). 그러니까 바울은 ‘하나님의 아들’을 내용으로 하는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을
이해할 때, 그것이 단순히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부활시키고 자신의 우편에 등극시켜 자신
의 아들로 선포하고 자신의 구원의 통치권을 대행하게 했다는 것(롬 1:4의 내용)만 뜻한다
고 본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사실은 선재한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이 세상
에 보냄 받아 다윗의 아들로 성육신하신 분이라는 것도 뜻한다고 본 것입니다. ‘보냄의 형
식’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하나님의 전권대사로 보냄 받아 하나님의
계시와 구원 사역을 집행하신 분임을 나타내는 문장 형식입니다.
또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라는 구문을 포함하여 다윗의 아들/하나
님의 아들의 ‘죽음’도 그 내용의 일부로 삼고 있음을 알립니다. 이것과 관계해서도 우리는
바울이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였는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역시 그가 이전에
쓴 갈라디아서 2:20에서 이미 사용하였고, 이제 곧 로마서 8:32에서 사용할 ‘넘겨줌의 형
식’(the giving-up formula)을 의식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의 아들을 대속의 죽음에 넘겨주셨다, 우리를 구원하도록 하기 위해서”(참
조. 요 3:16). ‘넘겨줌의 형식’은 항상 하나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을 강조함과 함께 나옵니
다.
로마서 1:3~4이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이라고 할 때, 우리는 그 교회나 바울이 그 복음을
선포하면서 단순히 거기 명문화된 두 문장들만 되풀이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바울
은 고린도전서 15:3b~5a에서 예루살렘의 사도들도 함께 선포하는 사도들의 공통 복음(고
전 15:11)을 ‘그리스도가 우리 죄를 위해 죽었다는 것’, ‘그가 장사되었다는 것’, ‘그가 사흘
만에 일으켜졌다는 것’, 그리고 ‘그가 게바에게 나타났다는 것’, 이 네 절들로 요약합니다.
좀 단순히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바울과 베드로, 기타 사도들이 복음을 선포할 때 이 네 구
절들만 되풀이한 것으로 오해할 것입니다.
그러나 심지어 가장 단순히 전도하는 캠퍼스 크루세이드(CCC) 형제/자매들도 그들의 ‘4영
리’를 가지고 전도할 때 단순히 그곳의 4문장들만 되풀이하지 않고, 그들 하나하나를 부연
설명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신약성경에 요약된 복음 선포(케뤼그마) 양식들도 이같이 이
해해야 합니다. 그것들은 문자 그대로 복음의 ‘요약’들입니다. 그러므로 사도들이 복음을
선포할 때 그 요약문의 문장 전체로서만이 아니라 그 문장 내의 요소들 하나하나가 가리
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사건을 펼쳐 기술하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구원을 이룬 사건인가를 부연 설명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사도 바울이 로마
서 1:3~4에 인용한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으로 복음을 선포할 때, 예수 그리스도가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어떤 구원의 사역을 하였는가, 어떻게 죽음을 맞게 되었
고, 어떻게 부활하여 그의 제자들과 자신에게 나타났는가 등과 함께, 우리가 앞서 분석한
대로 그가 그의 서신들 이곳저곳에서 펼치는 ‘보냄의 형식’, ‘죽음의 형식’, 그리고 부활하
신 그리스도의 하나님의 대권자(代權者) 되심 등의 내용들로 부연 설명하면서 선포하였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로마서 5:8~10에서 확인됩니다. 그곳에서 바울은 그리
스도, 하나님의 아들의 ‘피’(대속의 제사)로 인하여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고(칭의)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