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김미영 작가 e-book 2022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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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나와의 챗팅(Chatting with me) 시리즈
나의 작품에 나타난 뱀 이미지에 대하여
예술가들에게는 때로 자신의 트라우마가 예술적 영감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것은 날 것 같은 거칠고 고통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지만 또 어
떤 변화를 드러내기도 한다. 최근 나의 작업 ‘나와의 채팅’시리즈는 코
비드19에 갇혀 사는 시간 속에 자신과 대화하며 그려낸 그림들이다.
이 작업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뱀과 달은 종종 나의 작업에서 렌더링
된다.
나는 나의 어릴 적 기억에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뱀의 추억을 소환하
여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뱀을 선택했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의 작업
에서 뱀의 의미는 다의적이다. 나에게 뱀은 가장 싫어하는 동물, 견디
기 어려운 시련, 또는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억압된 욕망이고, 지혜가
되기도 한다. 나의 뱀 그림들은 상상 속에 너무 커지는 생각, 얽힌 욕
망과 감정, 숨겨진 두려움 및 현실의 고난으로 인해 수집된 감정의 스
크랩북이다. 나는 나의 개인적인 삶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뱀을 모티브
로 설정하여 일상적인 감정, 숙고, 반성, 내면의 생각, 시련을 극복하고
자 하는 의지 및 희망적 대화를 예술로 표현했다. 이러한 나의 그림은
난해하지만, 독특하며 에너지가 넘친다. 또한 내 작품들은 창의적이며
생각을 집중하고 증류하는 방법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나의 뱀 작
업은 종종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패턴과 텍스처를 결합
하여 조금은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그리고 대담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든다.
인간은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겪어내면서 뱀이 허물을 벗듯이 진화되
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류 역사도 진화되어 왔다.
고로 시련은 가장 싫어하는 것을 곁에 둔 것처럼 겪어내기 어려운 일
K I M M I Y O U N G

